현재 장애인개발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중증장애인생산품우선구매 사업을 수탁해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생산품의 개별정보 제공 및 판매(쇼핑몰), 생산 판매시설의 운영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매실적 실시간 집계 및 통계 등 3가지로 구성돼 구축될 예정이다.

문정림 의원은 “만약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통합전산시스템’에 생산품 판매를 위한 쇼핑몰이 포함될 경우, 중증장애인생산품을 1%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모든 구매담당자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된다”며 “기존 조달청의 ‘나라장터’와 함께 이 쇼핑몰을 별도로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건을 많이 팔아 수익을 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장애인을 위하는 것인데, 많이 팔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구매담당자의 편의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보다 오히려 기존 조달청의 ‘나라장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원이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정림 의원은 “시스템 개발계획보고서에 따르면 생산품의 개별정보 제공 및 쇼핑몰은 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사용해 판매를 할 경우 그 판매수수료로 1차연도에 약 9000만원에서 5차연도에는 약 24억원의 높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개발원이 장애인의 권익보다 개발원 자체의 수익사업에 치중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문 의원은 통합시스템에 생산 판매시설의 운영관리 시스템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생산시설을 위한 시스템에는 가격, 주문, 정산, 전용몰 등을 관리하는 ‘공급망 관리(SCM)’부터 생산, 구매, 회계, 인사 등 회사의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이 포함돼 있는데, 애초에 총 319개의 중증장애인생산품 사업장의 모든 특성과 편의를 고려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개발을 한다 해도, 이름조차 생소한 복잡한 시스템을 영세한 생산시설에서 운용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은 전체 생산 근로자수가 평균 20명 초반으로, 숫자가 적은 곳은 5~7명 안팎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등 규모가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문 의원은 “결국 생산 판매시설의 운영관리 시스템은 무용화되거나 시스템 자체가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로서의 자격을 유지하는데 장애로 작용해 업체들이 중증장애인생산품 지정 사업장 자격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사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최초 시스템의 개발범위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타당성 조사와 전략계획 수립 모두가 시스템 개발업체에 의해 진행됐는데, 이는 개발원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장사꾼(시스템개발회사)에게 무엇을 사야하는지 물어보고, 또 장사꾼이 사라고 했다고 다 사려고 하는 경우”라며 연구용역 업체 선정 등 사업검토 단계에서의 문제를 지적했다.

문 의원은 “기존 친환경상품과 중소기업제품 등 비슷한 성격의 의무구매제도의 선례를 참고해 보면, 현재의 개발계획 범위를 ‘구매실적집계 및 통계시스템’과 함께 ‘생산품의 개별정보 제공 및 판매(쇼핑몰) 시스템’에서 판매(쇼핑몰) 부분을 제외한 시스템으로 개발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라고 의견을 밝혔다.

문 의원은 마지막으로 “시스템 개발을 위해 오늘 당장 몇 억 원을 쓰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며 “개발하는 몇 년간은 총 사업비 26억원에 국한된 사업이지만 이미 법으로 1%이상의 의무구매비율이 정해져 있는 이상, 이 시스템은 중증장애인생산시설 뿐 아니라 공공기관 구매담당자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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