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매섭게 잦아들던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제정을 외치며 투쟁해오고 있는 장애인투쟁단들이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 장애인투쟁단체들이 모인 가운데 기념식과 함께 자신들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는 투쟁단 대표들의 삭발식이 거행됐다.

장차법 추진연대 김광이 사무국장의 삭발식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진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공동투쟁단(이하 투쟁단)의 이날 '전국투쟁결의대회'에는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다는 것을 무색케 하듯이 전국에서 500여명의 장애인 투쟁단이 모여 그들의 절박함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삭발식을 지켜보는 눈물 흘리는 결의대회 투쟁단들의 모습이다. 왼쪽<장애여성곰감 박영희 대표 삭발식>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삭발을 통해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한 결의를 다짐했으며, 장애인 관련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투쟁대회에 힘을 실어주었다.

투쟁발언을 위해 참석했던 지장협 박덕경 회장

 
투쟁발언에 나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박덕경 회장은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렇게 추운 날씨에 모인 장애인동지들의 장차법 제정을 위해 나섰다. 참여정부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며 "현재 장애인 복지와 정책에 관해서 큰 난관에 부딪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투쟁으로 맞설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힘들게 된건 우리 장애인단체들이 서로 뭉치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투쟁으로 결의하자"라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이호 부회장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많은 시설에서는 인권침해와 장애차별이 이뤄지고 있다. 이땅의 모든 장애인들이 저책제안과 법안을 제시했음에도 국회는 아직까지 눈을 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정부, 국회 사회부조리를 옹호하는 옹호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 법안 통과를 위한 삭발의식을 지지한다. 우리들의 마음속 깊이 흘리는 눈물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각 단체의 투쟁발언에 환호를 하며 지지의사를 밝혔고, 이어진 삭발식에서 많은 장애인들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들의 처지를 한스러워 하듯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삭발식은 감행한 인원은 총 9명으로 △장애여성공감 박영희 대표 △장차법제정추진연대 김광이 사무국장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동효 위원장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운호 소장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만훈 소장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룡 소장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김태현 씨가 참여했다.  

대회 행사로 국회의원들에게 장차법제정을 위한 문자를 발송하고 있는 모습

삭발식은 갖은 후 투쟁단 측은 "오늘 삭발한 머리카락은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보건복지위원회에 의원들에게 보내 우리의 결의를 보여주겠다"라고 밝혔다.

투쟁단은 여의도 결의대회를 마치고 영등포에 위치한 열린우리당 당사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장차법 제정의 중요성을 알렸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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