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2005 정보격차해소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네덜란드 트벤터대학의 쟌 바다이크 교수

급진전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 국은 나름대로의 준비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법정 제정마저 미비한 한국의 경우, 개념정리조차 되어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일 롯데호텔에서 정보통신부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한국정보사회학회가 공동주관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열린 ‘정보격차해소 국제컨퍼런스’에서는 각 국의 정보격차 노력에 대한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물리적인 접근격차 해소에 머물러 있는 현재의 활동이 앞으로 정보이용 기회를 높이고, 정보활용 가치를 높이는 데 더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발표하는 시니어넷 크리스틴 파보스 회장

 
크리스틴 파보스 미국 시니어넷 회장은"50세 이상 장·노년층에게 컴퓨터에 대한 접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수단"이라며 "향후 노년층 인구를 구성할 베이비붐 세대의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기반 시설과 콘텐츠를 확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전자정보통신학회 프로젝트 기획자인 노리코 곤도씨가 '멜로우 클럽'등의 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이어 노리코 곤도 일본 전자정보통신학회 프로젝트 기획자도 노년층을 단결시키고 집에서도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아티스트 네트워크' 라든지, 한국과 일본의 노인들이 동시에 번역 되는 온라인 대화를 통해 친교활동을 하는‘멜로우 클럽' 등 다양한 사례를 발표했다. 일본의 본 교육은 장년층이 장년층을 교육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디지털의 이해와 공감대의 형성, 정보의 교류등에 두각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노인생활과학연구소의 한동희 소장은"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경우 '디지털 노인'의 개념 정립이 시급하다"며 "노령층의 사회 통합을 위해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책들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의 시행을 두고 결과를 평가하는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개념정리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차는 갈길이 먼 실버정책의 본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본 컨퍼런스에 참가한 참석자들 가운데는 직접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등 다양한 인터넷 활동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한국형 '디지털 노인'들의 참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방학때마다 손주 손녀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나면 자식들의 대우도 달라진다"며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들이야 말로 인터넷을 꼭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여전히 사회는 노인에 대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으로 인식 하고 있으며 그들의 능력과 경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와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할아버지의 블로그에 들어가 사진을 올리는 일' 다소 생소해 보이는 이런 일들이 보다 더 실용적인 프로그램의 개발과 노인을 배려한 컴퓨터(마우스,모니터,키보드)등을 통해 보급되어 진다면 정보격차 해소를 줄이는 동시에 노인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것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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