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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한국 21, 장미빛 희망으로 종식되지 않기를
심재원 기자 | 승인 2005.12.06 09:16

극심한 가난 속에 세 모자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등 최근 2~3년간 빈곤층의 생활고로 인한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사회의 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회안전망 정책에 대한 관심을 날로 높여 가면서 이의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 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개혁을 통해 소외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복지인프라를 혁신해 복지사회로 한 걸음 나아간다는 방침인 것이다.

정부가 내어놓은 카드는 '희망한국 21-함께하는 복지'정책.

과거 정부는 지난 98년 고용보험을 1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한데 이어 99년 국민연금을 전국민 확대, 2000년 산재보험 1인 이상 사업장 확대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의료급여를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했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의 사회안전망 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 내용면에서는 선진국의 그것과는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속빈강정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9월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내실화하고 차상위계층에 대한 빈곤예방 등을 골자로 하는 '희망한국 21'을 선포한 것은 부족한 내용면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급속하게 다가오는 고령화사회에 따라 노인 일자리를 올해 3만5천개에서 2009년까지 30만개로 늘리고, 요양보호가 필요한 모든 노인에게 적용되는 '노인수발보장제도'를 오는 2008년에 도입키로 했다.

또 내년에 치매에 걸린 저소득층 노인 5~9명이 함께 생활하며 간병서비스를 받을수 있는 '노인 그룹홈'을 155곳에 설치하고, 집 가까운 곳에서 20~30여명이 함께 살며 치료받는 '지역밀착형 소규모 시설'도 전국 65곳에 짓기로 했다. 이 시설들을 통해 저소득가정의 치매·중풍 노인 3만4000명이 도움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와함께 '희망한국 21'을 통해 '부양의무자와 부양능력 여부'를 판정하는 소득인정 기준을 완화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지원대상을 넓히고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복지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내실화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차상위계층 아동, 임산부, 장애인 등에 대해 단계적으로 의료급여를 확대하고, 2009년까지 국민임대주택 42만호를 공급한다. 또 전세임대·철거신축 임대 등의 제도를 도입한다.

빈곤층의 자활·고용서비스 내실화를 위해서는 차상위계층 자활사업 대상을 2만명에서 2009년까지 6만명으로 늘리는 한편, 2007년부터 가사·간병도우미 사업 등 사회적 일자리를 연간 1만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복지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군구에 주민생활지원 담당부서를 설치하는 방안도 세워놓았고, 읍면동 사무소를 '주민복지·문화센터'로 전환하는 등 사회안전망 추진체계도 개편키로 했다.

이에 일단의 전문가들은 '희망한국 21'이 국민기본생활보장 및 저소득층의 빈곤화 사전예방 강화, 빈부격차 완화를 통한 사회양극화 개선 및 사회통합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시행하는 정부도 빈부격차가 선진국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건 사회연구원은 사회안전망에 10조원을 추가 투자할 경우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306(2003년 기준)에서 0.289로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의 양극화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는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일선 공무원들조차도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고 불만의 목소리를 토로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그간 정부의 무지개빛 희망을 바라보며 기다려 왔던 국민들이 이번에 정부가 내어놓은 장미빛 희망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더욱이 정부가 제시한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얼마전 '희망한국 21'의 추진을 위한 9조원의 복지재원마련 방안과 관련해 '최종적인 결론과 합의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합의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론에 밝힌적이 있다.

이는 지난해 보육업무를 이관받은 여성부의 예산책정에 기획예산처가 제동을 걸었던 것과 같은 의미로 현 정부의 정책 수행이 부처간의 입장차로 인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희망한국 21'에 대한 기대는 가져보지만, 결과에 대한 희망은 매우 빈약한 상황이다.

내용이 부실한 틀은 결국 모래성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는 상황속에서 히든카드로 내놓은 정부의 '희망한국 21'이 한낱 장미빛 희망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디테일한 예산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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