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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성교육연구소 성경원 박사 |
△노인 성교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전공은 행정학이다. 그러나 행정학을 공부하면서도 사회학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한국인들의 경직된 성 의식에는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인식한 뒤로는 행정학에 전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전공 교수님들한테 많이 혼나면서도 노인의 성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논문을 완성했다. 당시에는 성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자료가 부재한 상태였다. 많은 연구 논문들을 접해보고, 자료를 수집해 보았지만, 결국 국내 현실이 교육을 강조하면서도 교육에 대한 구체적 자료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내가 직접 해보자 생각했던 것이 계기라면 계기다.
△연구소에서는 어떠한 활동을 하는지.
-성인층들에게 성교육을 실시한다. 성교육은 어느 한 집단만 배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생에서부터 중·장년, 노인,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사회구성원들에게 전반적으로 실시돼야 하는 것이다. 현재는 중·장년층과 노인들에게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 중인데 의외로 중·장년층이 노인들보다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데 소극적이다. 소극적 자세는 성이라는 것에 주눅들어 있는 의식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런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사실상 성교육의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가.
-노인의 성을 다룰 때에는 건강과 윤리문제를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 특히 할아버지들은 성관계를 통해서 건강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오히려 적당한 관계는 포만감과 다이어트효과, 전림선염을 방지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윤리의식으로 굳어진 정조관념 때문에 성교육 자체를 망측하게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생각들을 건강한 성도덕으로 바꿔가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 교육 현장에서 노인들의 반응은.
-물론 이런 교육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다. 노인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시작하면 "선생님 때문에 바람나겠네"라고 웃으시지만 강연이 끝나고 나면 쪽지에 메모해 두셨다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다. 나이는 많지만 노인들도 결국 여성·남성이기 때문에 교육은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때 성교육을 통한 노인들의 변화는.
-문화를 바꿔갈 만큼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노인들 스스로 성을 바라보는 의식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가령 과거에는 자식들의 반대로 교제 중이던 당사자와 헤어지거나 노인대학을 그만두는 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식들의 반대에도 만남을 지속하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황혼 재혼은 자식이 반대할 경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황혼 재혼에 대한 박사님의 입장.
-노인의 인생은 길다. 과거처럼 자식이 많은 것도 아니고 시집장가 보내고 나면 건강한 노인들은 시간이 많아진다. 과거에는 그런 노인들을 자식이 돌봐주는 문화였지만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노인들에게도 제2의 삶이 주어져야 한다. 나는 노인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금(金) 같은 시간을 동거하며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혼을 하기엔 사회적 걸림돌이 너무 많다.
△노인들이 가져야 할 올바른 성의식이란.
-한국의 남성들은 정력에 좋은 음식을 찾는다. 여성들도 자신의 배우자에게 정력에 좋은 음식과 보약을 먹이려고 노력한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노인의 89%가 일상생활에서 성생활이 필요하다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노인다워야 한다는 사회적 명분이 그들은 구속하고 있다. 또한 비뇨기과나 산부인과를 찾아 변화되는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이들은 5%에 불과하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서 행복을 찾을 개방적 인식이 필요하다.
△노인의 성을 바라보는 젊은층의 시선.
-가장 큰 장벽은 젊은이들이다. 젊은 세대들은 노인을 제3의 성의로 인식한다. 하지만 나이든 할아버지들이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이 "지금 나이에 이런 욕구가 있을 줄은 나도 몰랐다"라는 말씀이다. 결국 노인의 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에게 노인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노인의 성교육 프로그램을 자식들에게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희정 기자 >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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