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이 활동보조인이 없는 새벽시간에 발생한 화재에 질식해 사망한 ‘김주영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한 장애남매가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애인부모단체는 관할지자체에 장애인 가족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파주시 금촌에 사는 뇌병변1급 중복장애 남동생(11)과 발달장애 누나(13) 등 남매가 지난 10월29일 오후 6시경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화재에 휩싸이면서 발생했다.

화재는 20분 만에 진화됐으나, 남매는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 남매의 부모들은 장애자녀 양육 등으로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고 기어코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자 두 남매만을 남겨 두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일을 다녀야 했다.

한편 이 장애남매가정과 관련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약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파주시에 장애아동양육지원서비스 등 지원대책을 요구해 왔으나 파주시로부터 무시당한 채 방치됐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부모연대는 “장애인 가족의 현실은 많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부정적인 정서경험, 가족갈등, 발달단계에서 오는 반복되는 긴장감,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족과 전달체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장애인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보호부담, 사회적 고립 등 재정적, 심리적, 사회적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가족의 지원 정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장애인가족의 해체로 이어지고, 충분히 지역 내에서 살아 갈 수 있는 장애인이 방치돼 정신병원.생활시설 등에 수용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모연대는 “이번 사건은 정부와 지자체의 부족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일어난 사회적 타살”이라며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두 남매가 겪었을 고통과 자녀들의 의식불명으로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 앞에서 파주시는 각정하며 근본적인 장애인복지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가족중심의 장애 아동 통합지원체계 구축연구(2009)’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인 84.2%가 경제적 부담감에 대해 호소했다.

장애아동 1인당 양육비용은 51만8000원(치료비 22만5천, 교육비 14만7000원, 교통비 10만3000원, 보호 간호비 2만6000원, 상담진단비-·만7000원)이였으며 응답자의 73.1%가 현재 가족 내 갈등이 있다고 대답했다.

부모연대는 파주시청에 ▲파주시 장애인 가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할 것 ▲장애인 가족에 대한 중장기 지원 대책 (계획)을 마련할 것 ▲장애아동의 돌봄지원을 실시하고,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을 확대할 것 ▲장애인 위기 가정에 대한 긴급 대책 마련할 것 ▲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및 장애인 가족의 사례관리 서비스 체계화 위한 ‘장애인도우미뱅크’ 설치 운영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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