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현재의 아동생활시설 급식비 1400원을 또래 아동들의 적정 급식비 3000~ 3500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복지단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겨우 100원을 인상하는 것으로 2013년 예산안을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설 아동은 어릴적 방임, 학대, 가족해체 등을 경험한 특성상 신체발육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늦거나, 심리적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충분한 영양 공급으로 신체적, 정서적인 치유의 수단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 끼 1420원 정도의 식비를 지원받고 있다.

복지시설 등에 따르면 한해 복지예산은 약 97조원 중 한 끼 식비를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평범한’ 식비로 인상하려면 한 해 약 300억 정도가 더 소요될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1420원에서 내년에는 고작 100원을 인상하는 예산안을 책정했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저소득 아동의 한 끼 급식비로 지자체에 권고하고 있는 최소 3500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시 초등학교 기준 1끼 급식비 2580원, 중학교 기준 1끼 급식비 3250원에도 한 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급식에 따른 비용절감효과와 장애인, 노인 시설 등에도 똑같은 1420원의 급식단가가 지원되고 있음을 들어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면 오히려 초, 중학교의 경우 대규모 급식에 따른 대량 구매가 가능해 원가가 절감되는데도 급식비가 아동시설보다 배 이상 책정돼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노인과 아동, 장애인과 아동이 각각의 신체적, 정서적 상태가 다름에도 동일한 수준의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선적으로 급식대상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급식 단가로 정책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과 노인이 각각 적정한 영양을 취할 수 있도록 급식기준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모두에게 동등한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한다는 법 취지에 맞게 아동생활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급식’이 아닌 또래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정도의 수준과 비슷한 ‘평범한 급식’ 만이라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선 한국아동복지협회 사무총장은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 등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빈곤, 미혼모 가정 등 에서 태어나 부모에게 유기돼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먹는 것을 가지고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할 정도로 우리의 국민의식이나 경제발전이 돼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부모 등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아동양육시설에서 사회적 돌봄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전국 280여개 시설에 1만6000여 명이다.

한편 아름다운재단은 12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아동시설 아동들에게 평범한 급식 보장을 위한 ‘나는 반대합니다’ 캠페인을 방송인 김미화 씨와 함께 펼친다.

김미화 씨는 ‘나는 아이들의 불평등한 식판에 반대한다’라는 메시지로 참여해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하고, 기부금 목표액이 달성되면 참여한 사람들이 제안한 리워드를 실행해 시민들에게 참여의 즐거움도 함께 제공키로 했다.

재단은 2013년 1월 말까지 시민들의 기부참여로 2달간 3억300만 원을 모금해 캠페인 종료 즉시 2개 시설 130여명의 아이들에게 평범함 1끼 식사를 적정 단가 3500원으로 1년간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지원 예산과의 차액인 1인 1식 2079원을 지원하고, 이들의 사전 사후 건강관리 비용도 지원해 이를 토대로 차년도 적정 급식비가 책정되도록 정부에 공개청원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