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복지법 제4장 자립생활 조항에 의거, 장애인의 동료상담과 권익옹호 활동, 활동보조 서비스 제공,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필요한 자립설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관이나 장애인 주거시설 등은 정부에서 인건비 및 기능보강비,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복지단체로서 인정하지 않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통하여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지자체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예산지원에 대해 매우 미온적이며, 어쩔수 없이 지원한다는 정도로 일부 예산을 지원해오고 있다. 또한 법적 근거가 없으며 지원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식의 황당한 논리를 펴가며 지원에 대하여 무책임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금번 장애인복지법 개정의 필요성은 국가 및 지자체의 주장처럼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인생활시설과 지역사회 재활시설과 직업시설로만 분류하고 있고 시설이 아니면 예산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하여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법에도 복지시설이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어,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하여 장애인자립생활센터도 시설의 분류로 명시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탈시설운동을 하는 것은 모든 서비스 기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시설에서 격리된 생활을 반대하는 것이고,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은 폐쇄적 구조, 당사자의 권리와 선택권을 가질 수 없는 구조, 참여를 철저하게 배제된 구조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입장은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은 전혀 다른 용어임에도 재활과 자립은 같은 의미이거나, 재활 개념 안에 자립이 있다고 말한다. 재활은 사실 다시 살아난다는 뜻으로 장애는 죽었다고 보는 나쁜 용어이기도 하고, 장애를 극복한다는 의미로 전문가에 의한 치료와 상담을 말한다. 그러나 자립은 장애인 스스로가 사회에 참여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행위를 말한다.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고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재활이라는 서비스로 장애인의 삶이 결코 만족될 수 없다는 한계가 이미 증명되어 외국에서는 자립생활 서비스로 전환된 지 오래이며,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지원으로 장애인 스스로가 상호 역량강화를 통하여 자립해 나가고 있고, 국가는 이에 대하여 강력한 지원을 하고 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을, 국민의 세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내는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것을 외면하고 주는 대로 받아 먹으라는 정책을 왜 아직도  미련스럽게 고사하고 있는가.

현 정책은 서비스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안정적 예산 지원을 받으려면 시설의 분류에 당연히 들어가야만 한다. 별도로 예산을 줄 수 있다는 조항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것은 복지서비스 제공 시설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그런 분류 없이 지원하는 것은 유사한 사례가 없어 특혜처럼 비추어질 것이다. 현재 국가가 35개를 국고 및 지자체에서 매칭으로 예산을 지원해 주고 있다.

중증 장애인 중 근로생활을 하는 절반이 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고 있어 중증 장애인의 안정적 처우개선과 생활 보장을 위해서도, 자립생활을 위한 기관의 서비스 질을 위해서도, 이용하는 장애인의 지원을 위해서도 당연히 시설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요구에 대하여 시설은 탈시설운동과 반대라고 말하는 자는 복지법을 부정하는 자가 되는 것이고, 사회사업법과 장애인복지법상 시설에 대하여 전문서비스 기관으로 용어라도 변경해 보고자 고민이라도 해 보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활과 자립은 차이가 없으니 재활시설로 보면 된다고 하는 자는 장애인 스스로에게 서비스 생산권을 주지 않으려는 획책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제대로 된 마인드조차 없는 사람들이 보건복지부 책상에 앉아 국고를 축내며 권력을 휘두르고 있음을 통탄하는 바이다. 그리고 예산을 받으면 관리를 받아야 하니, 자유스럽게 단체로 활동해야 더 낫지 않나하며 , 운동은 정부에서 자유로워야 하므로 맑은 영혼은 돈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자들은 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할 것이 아니라 운동단체를 만들면 될 것이고, 다른 단체를 만들면 된다.

엄연히 법에는 자립생활센터는 서비스 제공기관이며, 질적 서비스를 담보하기 위한 재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근거를 만들자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제대로 일할 마음도 없고, 자립생활센터의 고충을 외면해 버리고 무제한 장애인 당사자 운영자에게 고통과 부담을 안기려는 어리석은 자들이라.

우리는 전문 서비스 기관인 시설로 인정받든가, 아니면 이러한 인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직무유기를 제대로 할 사람이 제자리에 배치되도록 완전 물갈이를 하든가 둘 중 하나를 목숨을 걸고 투쟁할 것이다. 우리의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는 피터지는 목청을 묵살하는 사람이라면 정부, 국회 모두가 투쟁의 상대로 타도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왜 장애인복지법 개정 전 10만 서명을 통해 5만명이상 국민이 서명을 하고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전국의 장애인들이 서로 교대하며 밤을 새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는 이들은 국민의 감수성이니, 국민을 위해 일한다느니 말할 자격도 없으며, 그들은 이제 가식된 얼굴을 집어치우고 우리 앞에서 사라져 주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2년 11월 16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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