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복지원에서 인권유린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책 ‘살아남은 아이’ 발간보고회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다.

발간보고회에는 저자인 한종선, 전규찬, 박래군과 패널로 최승재, 이덕우, 강경선, 이영남, 김용욱 등이 참석한다.

책은 현제복지원을 다룬 책으로 피해자인 한종선이 증언하고 문화연구자 전규찬과 인권활동가 박래군이 공동 집필한 기록물이다.

형제복지원은 1987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복지원 자체 기록으로만 513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시체가 의대에 팔려나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사건이다.

가히 한국판 아우슈비츠라 할 수 있는 이 사건은 그러나 전두환 정권의 폭압과 1987년 민주화 투쟁의 열기 속에 묻혀버렸고, 종강에는 국가에 의해 면죄부가 발행된다.

하지만 복지원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저자인 9살 한종선은 1984년 12살이던 누나와 함께 복지원에 끌려간다. 그로부터 3년. 아이는 지옥을 경험한다. 1987년 복지원이 폐쇄된 후에도 ‘짐승의 기억’은 그의 삶을 유린한다. 그의 누나와 술 취해 잠자다 끌려온 그의 아버지는 평생을 정신병원을 떠돌아야만 했다.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하는 종선이 입을 연다.

지옥에서 살아남았으나 아직도 짐승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 37살 육체에 갇힌 9살 아이가 28년 만에 입을 열기 시작한다.

한종선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겉모습은 37세의 아저씨지만 내면은 그게 아닌 것 같다. 9살짜리 꼬마가 이렇게 글을 써서 들어달라고 하는 거다. 들어주세요. 우리 얘기를 들어주세요. 어두운 곳에 갇혀 있는 우리를 봐주세요”하고 외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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