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생존’ 외에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원합니다.”

여성폭력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근절을 위한 공동행동은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공동행동 참가단체들과 문재인 대선후보 측 관계자 남윤인순 의원, 이정희 후보 등이 참석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연초부터 경찰의 늑장대응으로 수원의 한 20대 여성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고 연이어 가정폭력 피해자의 구조요청을 경찰이 ‘장난전화’로 둔갑시킨 일이 발생했다”며 “최근에는 성폭력 관련 검찰수사에 항의하며 피해여성이 투신 사망했으며 한 검사가 피의자 여성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행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분개했다.

이어 “또 법원은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던 여성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밤새 폭행감금한 가해자의 ‘취업’을 걱정해 벌금형으로 처분키도 했다”며 “정부는 피해여성의 생존과도 같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생계비 및 의료비, 교육비 등을 끊겠다고 종용해 왔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경찰과 검찰, 법원과 정부 등 여성폭력에 관한 무지와 무관심 등 열악한 인식수준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힐난했다.

공동행동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고 방임하는 사회문화적 조건이 변하지 않는 한 사회의 각종 폭력들도 사라질 수 없다”며 “여성폭력 문제 해결 없이 정의와 인권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여성폭력정책이 구색맞추기식 공약으로 남아있는 한, 여성폭력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환원하는 한, 여성폭력을 인간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보지 않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지속적으로 보류하는 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차기 정부부터라도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이 국정 제1과제가 돼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며 “여성폭력이 근절돼야 모든 폭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차기 대통령은 여성폭력 근절을 국정 제1과제로 삼을 것 ▲여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성차별 등 사회문화적 조건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실시할 것 ▲경찰, 검찰, 법원은 각 기관 관련자를 대상으로 여성폭력에 대한 통합적 인권교육을 의무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정책과제로서 ▲가정폭력범죄처벌법 목적 조항 개정 ▲여성살해 범죄 공식통계 마련 ▲여성폭력 예방교육 공교육 실시 ▲가정폭력가해자 상담조건부기소유예 폐지 ▲가정폭력범죄자 체포우선제도 도입 ▲스토킹방지법 제정하라. ▲성폭력 피해자 무고죄 예외조항 마련 ▲국회윤리법 개정해 여성폭력 정치인 퇴출 ▲가정폭력방지법 전면 개정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후보는 남윤인순 의원의 연대사 대독을 통해 “여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책무와 이행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폭력 피해자 및 가족에 대한 지원 강화 등 통합적 사회 안전을 위한 국가 행동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력피해 지원기관 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유기적 협조가 이뤄지도록 해 피해자 지원체계를 개선하는 등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며 “가정폭력 현장의 피해자와 가해자 우선 격리 및 2차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보완하고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희 후보는 “피해자에 대한 국가적 책임, 충분한 치료와 생존할 수 있는 영역의 보장과 피해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완벽한 교육으로 성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여성 성폭력 근절하고 여성의 안전을 보호하며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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