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의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평가체계를 현행 ‘평가제도’에서 ‘인증제’로 개선하되, 평가주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아닌 ‘제3전문기관’으로 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재성 연세대학교 교수는 28일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주관으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장기요양서비스 질 평가,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노인요양시설 평가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2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등재된 2489개 시설 중 1000개의 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평가문항별 5점 만점으로 측정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가지표 개발과정에 현장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문항에는 2.08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평가주체로 공단이 적합하다는 문항도 2.30점으로 평균 이하였다.

현행 노인요양시설 평가제도 특성을 묻는 질문에서 ‘평가주체인 공단의 평가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문항도 2.55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평가팀이 권위주의적이다’라는 문항에는 3.3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 외에 평가주체의 객관성, 평가지표 내용, 평가팀 전문성, 사후관리,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 등을 묻는 문항들도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

관리체계에서 지자체의 특성을 묻는 문항에서는 ‘문제가 있는 요양시설의 퇴출절차를 적절히 심사하고 있는가의 문항에서는 2.85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요양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문항은 3.59점으로 상당히 높았다.

평가제도 개선방향으로는 공단이 아닌 독립적인 평가전담기구를 설립해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가 3.75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문항에서도 3.39점으로 제도 도입 필요성을 대변했다.

인증제도 주체도 공단이 아닌 독립적인 인증전담기구가 맡는 것이 적절하다가 3.62점으로 가장 높았다.

지자체의 역할에서는 제3의 독립기구를 신설해 현재 시군구의 지도감독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가 3.18점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위원은 심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현장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돼야 한다가 4.42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평가인증제도의 지표는 노인요양시설 형장을 중심으로 구성돼야 한다 역시 4.32점으로 매우 높았다.

반면 평가 인증제도의 비용 부담의사를 묻는 문항에서는 아니오가 69.2%로 낮았다.

부담의사가 있다는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적정비용 수준으로 평균 84만8000원을 조사됐다.

최재성 교수는 “이같은 조사결과 공단은 관리평가의 책임을 맡고, 평가에 있어서는 지자체에 힘을 실어주면서 현장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평했다.

그는 “공단은 보험자이면서 급여제공자이고 여기에 평가자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어 전문평가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평가주체는 제3의 전문기관이 수행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제3의 전문기관은 현장전문가를 비롯해 지자체 담당공무원, 소비자(시민) 단체, 학계, 공단담당자 등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가지표에 있어서도 현재의 메디컬 모델이 아닌 거주시설로써 심리사회적 모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전문병원, 노인전문병원 등이 이미 운영되고 있어 노인요양시설을 메디컬모델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가주기는 현행 매2년 정기평가에서 3년주기 상시평가와 1~2년 서면평가를 병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엄기욱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평가는 이용자와 운영자의 이해 그리고 자발적 협력을 얻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평가내용, 항목설정, 평가방법 등을 결정할 때 피평가자를 참여시켜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은중 신명요양원장은 “평가지표에 있어서 생활시설의 특성을 감안해 형식보다는 서비스 내용의 질에 초점을 맞춘 문항이 많이 개발돼야 한다”면서 “평가는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해 3년에 한 번 정도 인증제로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선희 한국노총 사회정책국장은 “노인요양보험은 사회보험보다는 사회서비스의 성격임에도 재정의 한계를 이유로 사회보험으로 확정됐다”며 “요양보험제도가 아니라 사회서비스 제도로 재설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화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호연 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장은 “서비스 질 등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지표에 대해서는 세부평가 결과까지 공개하고 과다한 평가지표를 축소할 것”이라면서 “급여제공과정 및 서비스 결과 중심의 평가지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수시설 가산인센티브를 정률방식에서 규모별, 시설 유형별로 차등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임채민 복지부장관을 비롯해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주호영 유재중 류지영 의원, 박진우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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