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실버산업협회 이종해 감사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이들을 돌볼 시설의 확충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노인문제를 몸으로 부딪혀온 대한실버산업협회 이종해 감사를 만나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실버산업의 과거는 어떠했나.
서울시에 처음으로 노인종합복지관이 생긴 것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이다. 실버산업이라는 개념조차 희박하던 시절, 남부노인복지관 신설에 시민들의 반응은 대단히 뜨거웠고 이를 지켜본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는 25개 구청 각각에 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서게 됐다.

△그 당시에도 유로노인복지시설이 존재했나.
8년전 우리나라에도 유료노인복지시설이 들어섰다. 하지만 정부는 무관심을 넘어서 반대 입장을 표하며 설립을 금지했다. 돈 없는 노인들로 하여금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후로 시간이 흐르고 일본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보건복지부가 일본 유료복지시설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시찰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부랴부랴 유로노인복지시설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세워진 우리나라 1호 유로양로원이 수원에 있는 '유당마을'이다.

△실버산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실버산업 하면 사람들은 노인전용아파트나 주거환경에만 신경을 쓴다. 어떻게 사람이 집만 가지고 살수 있겠는가. 노인도 인간인데 욕구도 해소해 주고 인생의 즐거움도 찾아줘야 하지 않나. 노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노인으로 보는 사회 구조는 노인들에게 기본권만 보장하면 행복 할 것이라는 커다란 실수를 범하게 한다. 그래서 실버산업의 발전이 이렇게 더디고 전문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주거시설관련 뿐 아니라 의료요양과 여가교육정보, 용구용품, 금융보험에 관한 전반적 이해를 함께 끌고 가는 것이 실버산업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실버산업이란 돈 있는 고령자들이 주머니를 열어 죽기전까지 사회에 환원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경제원리와 맞물려 있다
예를 들어 노인들은 의복 하나를 고르더라도 젊은층과는 다른 생각을 한다. 따뜻하고 무겁지 않은 실용성이 우선시 되야 한다. 의복뿐 아니라 신발에서부터 각종 용품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을 위한 상품은 따로 생산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모든 경제원리가 젊은 소비세대들에게 초점 맞춰져 있다. 노인들에게 필요한 물품이 제공된다면 노인들은 쉽게 지갑을 열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고령사회 위기를 우려하면서 이를 기회 발판의 요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인식전환이 쟁점화 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이종해 감사의 의견은.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노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도전이고 사업이지만, 문제는 돈만 바라보고 달려드는 이들에게 있다. 노인복지사업은 100% 이윤추구로 생각해선 안된다. 20∼30%는 다시 되돌려 주고자 하는 사회복지마인드가 형성되지 않은 자들이 실버산업을 주도한다면 윤리문제와 접목시켰을 때 노인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경계심은 국가의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현재 모습은
한국의 실버산업은 고령사회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도 그렇게 밝지 않다. 세계시장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대기업요양시설과 시니어타운등 은 날로 규모와 질을 높여가고 있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또한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이들도 현재로서는 불과 몇%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실버산업육성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사업 추진과정에 최고를 달리는 사업장들은 뒤로 빠진지 오래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자꾸 외국의 사례에 비교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지만 일본의 경우 한가지 문제점을 기업과 단체가 같이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기저기서 제나름대로 펼쳐나가겠다고 준비한다. 이는 꾸준히 준비해온 협회 입장에서 오히려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성공한 이들이 협회를 이끌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실버산업은 대중화 될 것이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것이다.
 
△실버산업의 바람직한 미래는.
우리나라는 13년 후면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때가 되면 노인문제는 이제 눈덩이처럼 커져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숫자상으로 커지는 규모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의 질이 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노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런 것을 원할것이다'가 아니라 발로 뛰고, 노인들을 상대하고, 그런 욕구조사를 기본적으로 갖춘 다음 정책 설계를 시작해야 구체적 대안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노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세우는 노인복지정책은 의미도 없거니와 바람직하지도 않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당부나 바램이 있다면
노인문제와 맞물려 있는 저출산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어려운 것인 줄은 알지만, 노인 문제와 함께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해서는 같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홍콩의 어린이집 방문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각각의 시설에 간호사들이 1명씩 배치돼 있던 사실이었다. 우리나라도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면 조금이나마 출산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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