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폐지와 활동지원 하루 24시간 보장을 요구하다 활동지원이 없는 사이 화재로 숨진 중증장애여성 김주영 씨가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0일 세계인권선언 64주년을 맞아 2012년 대한민국 10대 인권뉴스를 발표했다.

올해의 10대 인권뉴스는 3일부터 7일까지 전국의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회원들이 50여가지의 인권이슈 중 투표를 거쳐 선정한 것이다.

혼자서 휠체어에 탈 수 없었던 중증장애여성 김주영(34세) 씨는 10월 26일 서울시 성동구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했다.

그녀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 운동에 앞장서왔던 인권운동가였고, 본인과 같은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하루24시간 활동지원을 요구해왔었다.

김주영 씨 장례가 치러지던 10월 29일에도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화재 속에서 11살 중증장애를 가진 남동생을 대피시키려던 13살 누이 박지우양이 남동생과 함께 질식해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연석회의는 “김주영 씨가 요구했던 대로 다른 나라처럼 하루24시간 활동지원이 보장되었다면 이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의 장애인복지는 의료적 기준으로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매기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기초로 한 가구소득기준을 판정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어 아무리 거동이 불편해도 1급 장애인이 아니면 활동지원제도 신청자격도 제한된다.

또 장애등급제는 장애의 사회적 관계를 은폐하고 장애를 개인적 손상의 문제만으로 규정하고, 부양의무제는 노동의 기회가 없는 장애인을 평생 가족의 부양대상으로 규정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연석회의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이 돼야 중증장애인도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으며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의 인권 10대뉴스는 이 외에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 ▲반인권인물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초.증등교육법 시행령 개악 ▲삼성반도체 노동자 이윤정 씨 사망 ▲만도, 노동자들 파업 현장 폭력용역 고용 ▲쌍용(S), 강정(K), 용산(Y), 탈핵(N) 운동 모임 SKYN 공동행동 출범 ▲용산참사 담은 ‘두 개의 문’ 개봉 ▲MBC 노조, ‘김재철 사장 퇴진’ 최장기 파업이 뽑혔다.

연석회의는 “광야에서 홀로 버려진 몫없는 시민들, 아파하고 흐느끼는 사람들. 주류에서 버려진 외로운 사람들, 우리는 세계인권선언 64주년을 맞아 이들의 슬픔, 이들의 절망, 이들의 눈물 속에 인권이 있음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