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문재인 vs 이정희, 복지재원 조달 ‘동상이몽’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10일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복지문제’를 놓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서로 날선 공방을 펼쳤다.

특히 이날 복지를 늘리기 위한 재원 조달에는 세 후보가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서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는 ‘세수 확대와 지하경제 활성화’ 등으로, 문재인 후보와 이정희 후보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받아' 늘어나는 복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섰다.

복지정책 및 실천방안에 대한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후보는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부자에게 돈을 쓰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서민에게 쓰는 돈은 왜 비용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복지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비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재정 건전성을 뛰어넘는 포퓰리즘은 두고두고 짐이 된다”며 “비효율적인 정부 씀씀이를 줄여 60% 재원을 마련하고 세수 확대로 나머지 40%를 충당할 것이다. 지하경제 활성화 등의 방안으로 매년 27조 원씩 5년 간 135조원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복지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재원이 한정돼 있다. 복지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초고소득층 재벌, 대기업이 세금 더 내야 한다. 복지는 세금이고 세금이 복지다. 세금 말하지 않는 복지는 거짓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입원, 외래 전체 진료비의 90% 보장을 약속했다. 연간 약 14조 내지 20조원 보험료 조달해야 한다. 결국은 서민들에게 보험료 폭탄이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후보는) 심장병, 암, 희귀난치병, 중풍 등 4대 중증질환 국가가 책임하겠다고 했는데 박 후보 공약에 의하면 심장질환은 국가가 책임지고 간질환은 아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건가”라고 반격했다.

이어 “박 후보가 말하는 4대 중증질환에 해당하는 환자는 15%밖에 안 된다. 85%는 의료비 경감에서 제외됐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래서 일단은 4대 중증부터 시작하겠다. 그렇게 해서 점차 재정 형편 봐가면서 보장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기초노령 연금문제에서는 명칭문제로 실랑이가 붙었다.

박 후보는 “저는 기초노령연금을 보편적 기초 연금으로 확대해서 65세 모든 어르신한테 내년부터 20만원 기초 연금 지급할 거다”라고 말하자 “문 후보는 “저는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도 노인연금…”이라고 물었다.

박 후보가 “기초연금이다”라고 답하자 문 후보는 “박 후보는 기초노령연금에서 기초연금으로 이름만 바뀐 거지 내용 동일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다르다”고 재 반박했다.

이정희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상호토론에서는 토론이 제대로 이뤄짖 못할 정도로 격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 후보가 “복지를 늘리려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정치인들은 안하려고 한다”면서 “국민들이 싫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싫어하는 것은 불공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토론에서 박 후보가 전두환 정권에서 6억원 받았다고 시인했다. 비자금 아닌가. 시민들 로또 맞아도 소득세 다 낸다. 왜 세금을 안내나”라고 공세를 펼쳤다.

박 후보는 “지금 이정희 후보께서 똑같은 질문을 하고 계신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답을 드렸다. 한번 한 약속은 꼭지킨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가 “세금을 내셨는지”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후보는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이정희 후보는 현실적인 코앞에 닥친 일부터 답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어 지난 1차 질문과 마찬가지로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계획이 없으면서 국고 보조금 27억원을 받았다. 국회에서 논란이 됐던 ‘먹튀법’에 해당하는 것이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지금은 복지 문제와 관련된 자유토론 시간이다. 가능하면 주제를 벗어난 토론 삼가해 달라”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정희 후보는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 되시려고 한다면 세금은 깔끔하게 내겠다고 해야 한다. 지난번 하고 다른 질문이다. 그때는 사회 환원이고 지금은 세금 내셨냐는 이야기다”라고 다시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저도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이 후보는 간병서비스를 보험 적용하는 등 결국 무상의료를 공약했다. 대선 공약집을 보니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고 추궁했다.

이 후보는 “저희가 2009년에 이 공약을 가장 먼저 채택했다. 13조원을 분명하게 말씀 드렸다. 전달 체계를 만들어서 좀 더 시민들이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포함돼 있다”고 반격했다.

문 후보와 이 후보의 자유토론에서는 어린이집 국공립 확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문 후보는 “이 후보가 국공립 어린이집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처럼 하겠다고 하면 1년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4000씩 늘려나가야 한다. 현실성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4대강 사업은 현실성이 있었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방향을 민영 민간에서 국공립으로 전환 시켜 나가는 의지가 중요하다. 예산 투입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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