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내세우기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의무감 하나로 묵묵히 일해 왔다. 그러다보니 소리없는 이들은 정부의 관심과 배려에서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사회적 요구의 증가는 복지사들의 활동분야를 넓혔고, 급증해가는 복지수요들은 이 속에서 활동하는 복지사들에게 제대로 된 혜택하나 받지 못한 채 벅차기만 한 자신들의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요당해 왔다. 복지에 대한 관심은 매년 많은 숫자의 복지사들을 배출해 내고 있고, 이들의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과 질적 향상에 대한 요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바로 이런 복지사들의 권익향상과 질적 개선을 위한 재교육 등 국내 복지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단체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이다. 이 협회의 김성이 회장을 만나 복지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내년도 협회의 계획을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 현재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풀어나가야 할 가장 우선 과제는

- 무엇보다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은 국내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홍보이다. 지난 11월 미국을 방문해서 전미사회복지사협회(NASW)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무엇을 가장 큰 이슈로 삼고 있을까 궁금해 물어봤더니 이들 역시도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잘못된 사회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가족이 발생하면 부모와 아이를 떼어놓는 것이 법적조치인데 이 일을 사회복지사들이 담당하고 있어서 아이와 부모를 떼어놓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으며, 현재 미국정부가 국가비용절감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는 ‘탈시설화 정책’ 또한 사회복지사들이 담당하다보니 마치 사회복지사들이 자신들을 시설에서 쫓아내려는 사람들로 오해를 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NASW에서는 복지사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는 PR에 주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 외부적인 시각에서 복지사들은 ‘천사표’라던가 ‘착한일을 하는 좋은 사람’ 정도로 인식이 되어있지 그들을 전문가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인식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인식개선을 강조 하셨는데

-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인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 왔다. 과거 사회복지사들은 빈곤을 도와주고 해결해주는 사람들이라는 단순한 명제가 붙어 다녔지만, 현재의 사회복지사들은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가족과 개인을 돌봐주는 사람, 그리고 행복권, 복지권, 더 나아가 가정폭력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물론이지만 오늘날에도 사회복지사들이 전문가라는 인식은 매우 미약한 상황인데 이런 사회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한 것에 대한 책임이 1차적으로는 복지사들 스스로와 우리협회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개념정립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복지사들을 바라보는 사회인들의 눈에 전문가라는 개념을 심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의사 혹은 간호사하면 환자를 돌봐주는 전문가라는 정확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만, 복지사들은 개념정의가 뚜렷지 않다. 그러나 이런 개념정립이 이루어져야만 우리가 전문가로서, 또 복지국가를 건설해 가는데 긴요한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협회는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합의된 이미지 개선을 통해 현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회복지사는 가정의 해체를 막고, 지역사회를 단결시켜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일반 국민들에게 각인되어야 할 것이라 믿고 있다.

▲ 최근 사회복지사들의 자격증 남발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 이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을 방문했을 때 찾았던 미국사회복지사업교육협의회(CSWE)에서는 내년에는 30%정도 인력을 배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정확한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교육부가 인력수급계획을 세우고, 이들에 대한 질적개선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데 현 상황을 보면 실태조사조차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그만큼 정부가 무계획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국민보편주의에 대한 추구때문인지는 몰라도 복지사자격증에 대해 무분별한 인가가 자행되고 있다.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인해전술’로 평가할수도 있겠지만,(웃음) 이는 결국 정부가 전문화를 막는 꼴뿐이 안되는 것이다.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발급받은 사람이 13만정도가 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중 현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4만명 정도뿐이 안되는 것으로 추산(공직생활자, 학계 등 일부 제외)되고 있다. 게다가 매년 사이버대학 등을 포함하는 교육기관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1만5천명에서 2만명에 이르고 있어 내년에는 15만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생겨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한 인력 중 현역에서 활동하는 인력이 전체의 25%가 채 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계속적인 사회복지사들이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우리 협회의 일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전문화. 취업기회 확대, 처우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 그렇다면 이들에 대한 협회의 대책은

- 우선적으로 교육부에 최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군사회복지사제도의 입법화와 전문교육과정 개설 및 사단 혹은 군병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 추진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농어촌의 사회복지사제도 개선을 통한 이 지역 활성화를 꾀할 생각이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돈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운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농어촌에 살기좋은 주거환경, 교육환경이 이루어져서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다시 농어촌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고 이런 환경조성의 역할에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한 몫을 할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추진중인 ‘희망한국 21- 함께하는 복지’ 정책에 있어서 사회복지 인력들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을 재교육하고 전문화를 갖출수 있도록 함으로서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름역할을 하게 한다면 새로운 복지정책방향이 나올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구학적 측면에서 가족계획을 논할 때 과거에는 도구전달의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단순한 가족계획의 차원을 넘어서 의식개혁이 필요할 때인 것처럼 사회복지도 정책적인 수준을 넘어서 교육을 통한 효율성 향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 협회의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

-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꿈은 공무원 수준의 혜택을 수혜받는 것이다. 이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만족도 강조되어야겠지만 정신적 문제와 연관해서 적극적인 사회행동, 사회활동이 유도되어야 하고, 실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2월 회장선거때 출마했던 후보들의 공약사항을 모두 모아보니 100여개가 넘는 것들이었다. 이를 내 임기기간내에 모두 이룰수는 분명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협회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회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꾸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드는 것 같기는 하지만 현재 미국의 NASW는 1년 예산 2천만불 중 절반을 로비자금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물론 미국의 로비는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음지의 로비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로비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NASW에는 모두 6명의 로비스트가 채용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이 1천만불, 우리나라 돈으로 100억원을 로비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들은 이 자금으로 국회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활동을 전개한다고 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그만한 돈을 사용할 능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래도 우리 회원들과 협회의 권익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활동은 할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복지사들도 분명 ‘힘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 그럼 현재 협회가 생각하고 있는 로비활동이라는 것은

- 우선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올 5월에 있을 지자체선거에 각 지역 사회복지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어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들에게 분명한 우리들의 몫을 요구할 방침이다. 우리가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는 복지사들만 움직인다 해도 공무원으로 활동하는 혹은 달동네를 관리하는 그들 한사람, 한사람이 움직일수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숫자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 3월경쯤 여의도 집회도 구상중에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조용히 살아왔기에 우리 몫을 챙기지 못했던 것 같다. 여의도 집회를 통해 우리의 세를 한번쯤은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집회는 우리가 하는 무언(無言)의 요구로 작용할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때 많은 복지사들의 참여를 부탁하고 싶다.

▲ 끝으로 신년을 맞아 회원들에게 한마디

- 우리 협회는 밝아오는 경술년을 ‘힘있는 사회복지사들을 보여주는 해’로 정했다. 같은 문제를 보는데도 보는 인식에 따라 판이하게 느껴질수 있듯이 우리 사회복지사들 모두가 힘이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 힘있는 조직으로 단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행사를 개최하며, 그 안에 외부인사들을 초청해 우리의 힘을 보여줄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지난 인천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취임식에 국회의원이 4명이나 참석한 것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분명 힘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하나될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우리의 권리를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내년 3월 많이 모이자. 그리고 우리 사회복지사들을 정치권으로 보낼수 있도록 노력하자. 이런 활로개척에 협회와 우리 회원 모두가 하나되어 적극 지원했으면 한다. 이제는 우리 복지사들도 동굴에서 벗어나야 하는 때가 왔다.

 

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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