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대선후보 기초생활보장정책 비교‧평가’ 이슈리포트 발표
주요 대선후보들의 기초생활보장정책을 비교한 결과 박근혜 후보는 보장성보다 근로유인을 강조하고 있었으며 문재인 후보는 기초보장 개혁의지는 있으나 세부적인 정책이 부재한 것으로 평가됐다.
참여연대는 사회복지위원회는 12일 ‘박근혜·문재인 대선후보의 기초생활보장정책 비교‧평가’ 이슈리포트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각 후보자들의 기초생활보장을 중심으로 한 빈곤 정책 공약을 종합하고 빈곤정책기조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3가지 쟁점 ▲빈곤선 결정 방식 ▲사각지대 해소 방안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체계에 대해 두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평가했다.
ㆍ빈곤선 결정방식
빈곤선 결정방식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는 최근 발표한 정책공약집을 통해 현행 절대 빈곤 기준에 의한 계측방식을 유지하거나 상대빈곤 기준으로 전환하되 현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최저생계비를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차상위 계층은 중위소득 50%의 상대적 방식으로 규정하여 대폭 확대하겠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상대적 수준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은 최저생계비의 수준이 일반 가구의 소득 및 지출 수준과 비교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최저생계비의 합리적 인상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후보의 방안은 절대 혹은 상대적 결정 방식과 무관하게 현재의 최저생계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최저생계비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상대적 수준 전환을 거론하는 것이 무색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차상위 계층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으나 최저생계비를 인상해 빈곤선 상위의 비수급 빈곤층을 수급자로 포괄하기보다는 차상위계층으로 설정해 부분적인 급여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후보는 최저생계비를 상대적 기준으로 설정할 것을 공약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기존의 최저생계비의 결정이 물가상승률 정도를 반영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일반가구의 생계수준과 최저생계비간의 격차가 점점 더 확대돼 왔다는 점에서 상대적 비율을 유지해간다는 공약은 수급자수와 급여액의 결정에 매우 커다란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며 “다만 어느 수준의 상대적 비율로 정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ㆍ사각지대 해소 전략(부양의무자기준과 재산기준)
사각지대 해소 전략(부양의무자기준과 재산기준)에 대해서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현재의 부양의무자 범위 축소 및 기준완화를 공약하고 있어 이는 바람직한 공약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박근혜 후보의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완화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으나 이명박 정부에서 기초보장 수급자의 수는 대폭 감소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후보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공약에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고 참여연대는 지적했다.
이들은 “단순히 부양의무자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공약보다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발생되는 전체 사각지대 중 몇 %를 줄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며 “비수급빈곤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두 후보 모두 부양의무자가 책임을 회피할 경우 수급신청자를 국가가 선(先) 보장하고, 후(後)에 국가가 책임지고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비를 받아내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ㆍ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체계
박근혜 후보는 ‘기초보장제도의 급여체계 개편’을 전제하고 있어 문재인 후보와의 빈곤정책에 관한 큰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참여연대는 박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맞춤형 급여체계’로의 개편은 ▲생계급여기준선이 최저생계비와 무관하게 결정되게 된다면 종국에는 기초보장법 제정 이전과 같이 예산에 맞추어 결정될 수 있다는 점 ▲근로능력자가구를 분리해 생계급여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생계급여의 양을 축소시킨다는 방안이 수급자의 권리성 급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후보가 제시한 추가 소요예산은 충분한 수준의 개별급여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부양의무자 완화로 인한 수급자 확대까지를 포괄하는 예산으로서는 한계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현재의 급여체계 개편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주거, 의료, 교육, 자활 급여를 차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급여 대상이나 소요 예산을 제시하지 않아 공약의 구체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고 빈곤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두 후보의 공약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두 후보 모두 이러한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도모하는 것인지를 제시하고 있지 않아 명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근로연계 시스템을 통한 시장주의적 합리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박 후보의 기초보장 개혁에 대한 의지를 신뢰할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문재인 후보는 상대빈곤선 도입과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라는 기초보장 개혁의 핵심적 의제를 다루고 있으나 정책의 구체성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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