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창출은 고령사회에서 제기되는 각종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방안일 뿐 아니라 늙은 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노인부양비를 낮추는 수단이다. 따라서 노인일자리 만들기 사업은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사활을 걸고 있는 복지정책 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노인일자리 창출을 대선의 핵심공약으로 내세웠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왔다.

그렇지만 국회 김정훈 의원이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대통령의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을 기획예산처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으로 분류했다고 한다.

현재 참여정부의 177개 핵심공약에 대한 관리는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창출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지난해 기획예산처는 예산이 수반되는 핵심공약에 대해 실천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4가지 범주로 재분류했는데 이 중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은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당시 예산처는 노인일자리 창출 공약을 재원여건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이행이 어렵거나 추상적인 내용으로 구체적인 실천수단 제시가 곤란하다ꡑ고 했다.

예산처는 이에 따라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을 않고 장기적 선언적 공약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은 이에 아랑곳하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부처간 손발이 맞지 않아도 이렇게 안 맞을 수가 있는가.

문제는 추진실적을 나타내주는 수치에서 찾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목표대로라면 노인의 사회적 일자리는 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07년까지 30만개가 창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올해 577억원을 들여 3만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적으로는 135억원의 예산을 투입, 2만개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정상추진이라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공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 창출이다. 결국 보건복지부에서 공약이행 결과에 대해 허위보고를 했든지, 아니면 국무조정실이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비상식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창출의지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지표이기도 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실버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이마저도 이벤트성이나 선심성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마당에 노 대통령의 핵심공약 중의 하나인 노인의 사회적 일자리창출이 지지부진하다면 더 기대할 것이 없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노 대통령은 지난 4일 노인의 날 기념 행사에 축하영상메시지를 보내 노인일자리 더 만들기를 또 약속했다. 노인의 사회적 일자리 확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려우나, 이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까닭은 잔칫날 덕담 수준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지현 기자  bj302@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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