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모 어린이집에 취직하면서 ‘원장의 허가없이 집단행동이나 정치활동을 하지 못한다’ ‘임금의 결정은 상위 부서에 따른다’라는 규칙에 서명하라는 무언의 강요를 당했다.
B씨는 ‘임신, 출산을 했을 경우 퇴직한다’라는 조항의 근로계약에 서명했다.
경력 1년이 채 안 되는 보육교사 C씨는 “원장님이 어느 날 근무규정에 관련한 종이를 가져와 서명하라고 해서 봤더니 내용이 일방적이었지만 선배들도 다 서명하는데 경력도 얼마 되지 않은 내가 나서서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없어서 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부당하게 생각하거나 그것을 외부로 발설하면 낙인찍혀 다른 곳으로도 이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보육교사들이 부당한 취업규칙 서약 강요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무규정, 교사수칙, 교사규정, 근무규정, 운영규정 등이나 서약서라는 다양한 말로 불리는 취업규칙. 대부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사항을 적어놓고 보육교사의 서명을 받고 있다.
전국보육노조준비위원회는 “처음 취업규칙을 만들 경우에는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만들어야 하며 만든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에는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하지만 보육현장에서 보육노동자가 원장이 취업규칙에 서명하라고 할 때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란 정말 어려운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예를 들어 출산휴가 90일은 법으로 보장된 권리인데 이를 임의로 60일 등으로 축소하여 취업규칙에 명시할 수 없고 그럴 경우 이 부분에 대해 취업규칙은 무효가 된다”며 “근로계약으로 정한 조건과 여타의 조건으로 취업규칙이 정해졌을 때 그 내용이 근로계약보다 좋으면 취업규칙의 내용에 따르도록 하고, 법에서 정한 내용보다 못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근로기준법 제 96조의 ‘취업규칙의 작성과 신고’에 따르면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변경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또한 같다고 명시되어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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