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 복지재정 방안 모두 낙제점”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17일 박근혜-문재인 복지공약 평가 보고서’를 통해 “두 후보 모두 복지 재정 방안은 낙제점”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박근혜 후보의 생애주기 맞춤은 차별 복지 가깝고, 문재인 후보는 시민사회 보편복지 제안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보통 두 후보의 복지공약이 비슷하다고 알려져 왔으나,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그 차이가 공론화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육,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등 사회적 관심이 크거나 당사자들의 활동이 강한 복지들은 유사하지만, 급식와 아동수당, 병원비 해소, 실업관련 복지, 복지 공급인프라 등에서 차이가 크다.

박 후보의 생애주기별 맞충형 복지는 무상급식을 원하는 어린이,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 고액 병원비와 장기요양에 시달리는 환자를 구별한다는 점에서 생애주기별 차별복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후보의 복지공약은 시민사회의 제안을 거의 수용한 것이어서 보편복지 원칙에 충실하다. 그만큼 재정조달에서는 더 큰 과제를 안게 된다.

오 위원장은 “재정방안 공약에선 두 후보 모두 부실하다. 소요재정이나 재정방안 모두 검증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재정공약의 부실함은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가장 심각한 문제로서 향후 당선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두 후보가 발표한 최종 공약자료집을 토대로 복지공약을 비교 평가한 것으로, 복지공약과 재정공약으로 구성해 복지공약은 6개 분야 19개 항목, 재정공약에선 공약에 필요한 소요재정과 재정조달방안을 검증 대상으로 했다.

복지공약은 복지관련 시민사회가 제안해 온 요구 수준을 기준으로 급여 대상과 급여 수준의 적절성을 평가해 시민사회 제안 수준을 충족하면 ○, 거의 그렇지 않으면 ×, 그 중간이면 △를 부여했다.

문재인 후보의 복지공약은 대부분이 ○이며, 공공병상 확대, 기초생활보장, 사회보험료 지원 항목만 △이고, ×는 없다.

박근혜 후보는 무상보육, 고교무상교육, 반값등록금 등 6개만 ○를 받았고, 무상급식, 아동수당, 실업급여, 공공병원 확충 등 6개 항목에서 ×를 받았다.

두 후보에게 비슷한 공약은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모두 사회적 관심이 크거나 당사자들의 활동이 강한 복지들로써, 박 후보가 수용하면서 유사해 졌다.

반면 무상급식이 여전히 박근혜 후보의 공약에선 빠져 있고. 서구 복지국가에서 시행되는 보편적 아동수당도 없다.

실업복지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존재했다.

문 후보는 현행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는 실업급여를 강화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 장기실업자, 폐업자영자에게는 실업부조 형식의 구직촉진수당 지급하나, 박 후보에게는 이와 관련한 공약이 없다.

의료, 장기요양에서는 박 후보의 4대 중증질환(암, 심혈관, 뇌혈관, 희귀난치성 환자)이 고액진료비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해 박 후보에게 공공병원 확충도 거의 없다.

장기요양보험도 문 후보는 현재 장기요양 보험 적용을 받는 대상을 현재보다 두 배 가량 늘리지만 박 후보는 경증 치매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표> 박근혜/문재인후보 복지공약 평가
항목		박근혜	문재인	참고
보육	무상보육 강화	○	○	박문: 법정보육비용 확인 필요
	국공립 보육시설 대폭 확충	△	○	박: 국공립 확대 미약
	아동수당 지급	×	○	문: 0~5세 지급
	육아휴직급여 강화	×	○	문: 휴직급여 인상
교육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	○	박: 공식공약 없음
	고교 무상교육	○	○	박문: 모두 임기 내 완료
	학급수 축소	○	○	박문: OECD 수준
	반값등록금	○	○	박문: 지원방식은 다름
의료	병원비 본인부담 해소	△	○	박: 4대질환 한정
의료	공공병상 확대	×	△	문: 임기중 16%
노후	기초노령연금 인상	○	○	박문: 2배 인상
노후	장기요양보험 대상 확대	△	○	박: 치매환자 한정
약자	기초생활보장제 부양의무자 폐지	△	△	박문: 폐지 대신 완화
	장애인연금 인상	○	○	박문: 2배 인상
	공공임대주택 확충	△	○	박: 공공임대 목표 수치 없음
고용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	○	박: 구체 목표 수치 없음
	실업급여 강화	×	○	문: 급여 인상 및 확대
	실업부조 도입 (구직촉진수당)	×	○	문: 장기실업, 자영자 대상
	저임노동자 사회보험료 지원	△	△	박문: 대상 소득 낮음
재정	연평균 소요재정	26.3조	38.5조	복지항목 대신 분야별 재정추계
재정	2017년 소요재정	미발표	미발표	공약목표 소요재정 알 수 없음
- 출처: 박근혜 후보, [대선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 책임있는 변화] (2012. 12. 10). 문재인후보, [대선공약자료집: 사람이 먼저인 대한민국 - 국민과의 약속 119] (2012. 12. 9). - 평가기준: 복지관련 시민사회 제안을 충족하면 ○, 중가이면 △, 그렇지 않으면 ×

재정방안 공약은 두 후보 모두 부실했다.

복지공약에 필요한 소요재정으로 박 후보가 연평균 26.3조원, 문후보는 38.5조를 말하지만 이는 연평균 금액으로 공약 목표가 실현되는 2017년 필요금액이 아니다.

보고서는 “공약목표가 실현되는 임기 마지막 해 소요재정은 이보다 클 것”이라면서 “두 후보 모두 복지 항목별이 아니라 분야별 소요재정을 발표했다. 이 자료로는 복지공약의 필요재정 검증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재원조달방안도 부실하다.

보고서는 “두 후보 모두 구체적 내역 없이 기본 영역만 제시하고 있을 뿐 사실상 재정방안이 발표되지 않았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번 대선에서 복지공약은 후보캠프의 일방적 작업으로 만들어지고, 그것도 뒤늦게 발표됐다”며 “이에 논점이 형성되지 못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참여활동도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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