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영화관람권 실태조사 결과, 상영관 접근성은 비교적 양호했으나 자막 및 화면해설 등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을 위한 각종 정당한 편의제공은 대단히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는 1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 실태 현황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고 전국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228개 영화관 1051개 상영관을 대상으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법 및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법에 근거해 ▲장애인 편의시설 ▲정당한 편의제공 및 관람권보장 관련 총 77개 문항에 걸쳐 실시됐다.

이 날 배융호 무장애연대 사무총장은 “영화관 접근로 기울기의 경우, 3도 이하인 영화관이 135개, 4도 이상으로 가파른 영화관이 55개였다”며 “주출입구 높이 차이제거는 2cm 이하 87개소, 2cm 초과한 곳이 48개소로 영화관 건물로 들어가는 데 까지는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배융호 사무총장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의 한국영화 관람을 위한 자막서비스 제공의 경우 전혀 상영을 안 하는 곳이 무려 124곳이나 됐으며 10회 이상 상영하는 곳은 8곳에 불과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상영을 안 하는 곳은 128개에 달했고 10회 초과해 상영한 곳도 8곳밖에 안 됐다. 

특히 의사소통 수단 등 정당한 편의제공에 대해서도 미제공하는 곳이 127개에 달했으며 제공하는 곳은 13개에 불과했다.

장애인관람석의 경우 전체 좌석의 1% 이상을 제공하는 곳이 102곳, 1% 미만인 곳이 39곳으로 비교적 제공되는 곳이 많았으나 휠체어좌석위치의 경우 앞줄에 설치된 경우가 500곳으로 대다수를 차지해 휠체어 관람석이 있어도 관람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준영 부천대 교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경우 다양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고 의자, 자판기, 영화홍보대 등 많은 장애물들이 설치돼 있어 대단히 복잡하다”며 “법적인 규정에 의해 영화관 접근까지만 신경 쓰고 내부에서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구비된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동선확보와 장애물 안내 등에 대해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는 “1%의 장애인석을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이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형태로 만들게 할 것인가 등 구체저인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의 정책으로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활동가는 “영화관 설치 또는 개보수 시 어떻게 장애인 접근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인가, 장애인이 왔을 때 어떤 방식으로 안내를 할 것인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각장애인들의 관람권 및 편의제공 문제에 있어 자막 및 화면해설의 제공이 상영관 측의 이벤트 차원에 그치지 않으려면 300석 이상의 상영관만 적용토록 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비장애인들도 부담없이 영화관람할 수 있도록 자막 및 화면해설 등 컨텐츠 및 기기 개발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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