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영화 ‘도가니’의 실제 가해자였던 광주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 김 모씨가 항소심 재판부에서 감형 받았다.

장애아동 보호와 양육의 의무를 저버리고 성폭행을 저지른 파렴치한 교육관계자가 감형을 받았다는 사실에 한국농아인협회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

가해자 김씨는 인화학교의 행정실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4월, 청각장애를 가진 여학생의 손발을 끈으로 묶고 성폭행 한 혐의와 이를 목격한 남학생을 폭행하는 등 강간 치상 등의 혐의로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12년과 신상정보 공개 및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검찰은 7년을 구형하였으나, 재판부가 시설 내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표명하며 12년을 선고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가해자의 범죄사실에 대한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판결문에서 “행정실장으로 학생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성폭행하고, 목격한 학생을 폭행한 죄질이 매우 나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이 정신적·육체적으로 평생 치유해야 할 큰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고,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김 씨가 “2005년 이후 강제추행으로 두 차례 실형을 선고 받아 복역한 점 등을 참작했다”라고 하며 당초의 징역 12년형에서 8년형으로 감형하였다.

이것은 ‘도가니’ 사건 및 아동․장애 여성 성폭행에 대한 국민의 공분을 무시한 처사이다.

장애 여성에 대한 성적 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항소심 재판부의 이러한 판결은 가해자를 엄벌하고 재발을 방지하고자 하는 사회적 공론에도 어긋나며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어렵사리 용기를 내어 사건을 공론화하고 길고 고통스러운 수사 및 재판과정을 견뎌낸 피해자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 

가해자 김씨의 성범죄 이력은 가중처벌의 이유이지 감형을 고려할 사유가 될 수는 없으며 이와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된다면 장애 여성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할 재판부의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하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12년 12월 31일

한국농아인협회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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