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폐지 시 장애인복지 지원을 위한 사정도구로서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 ICF)가 제시됐다.

김태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전 사무처장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증장애인을 위한 복지전달체계 연구’토론회에서 “장애판정단계에서부터 전적으로 의료적 기준에 따라 결정되는 장애등급이 아니라 신체적 손상, 개인의 활동정도, 사회적 참여 정도, 환경 등에 대한 포괄적 욕구사정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의학적 기준 중심의 장애등급을 극복하고 포괄적인 욕구사정을 위한 대안으로 ICF 활용이 제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F는 2001년 WHO에서 승인한 건강분류체계로서 의료적ㆍ개인 기능적ㆍ사회 환경적 측면에서 장애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ICF 1단계는 신체기능 8개, 신체구조 8개, 활동과 참여 9개, 환경요인 5개 등 총 34개의 범주로 구성돼 있으며 4단계까지 총 1424개의 부호로 이루어져 있다.

김태현 전 사무처장은 “장애인들의 복지욕구는 개인별로 다르다.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5, 6급이라도 활동보조가 필요할 수 있고 활동보조보다는 장애인연금이나 소득보장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ICF를 복지욕구 사정도구로 적용했을 때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실장은 우선 “제3차 아태장애인10년 이행전략으로서 지난 10월 수립된 인천전략의 이행을 위해 우리 정부는 2017년까지 ICF에 기반한 장애통계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ICF 관련연구와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ICF는 장애인을 가려내는 판정도구라기 보다는 건강에 방점을 두고 장애를 건강의 한 상태로 본다”며 “한 개인을 장애인으로 낙인찍는 방식을 탈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ICF는 장애인 뿐 아니라 노인, 아동 등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개개인의 건강상태와 복지욕구를 판정할 수 있는 도구”라며 “사회복지 전반의 욕구사정 체계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1400여개에 달하는 ICF 코드를 적용하기에 너무 방대하다”며 “장애유형별로 코드들을 뽑아내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정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강사는 “뇌병변장애 안에서도 각자의 건강상태와 서비스필요가 다르다”며 “ICF를 적용하면 장애유형도 없어질 수 밖에 없다. 장애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ICF 적용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ICF를 통해 평가결과가 나오면 이것을 갖고 어떻게 서비스를 줄 것이냐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ICF를 통해 나온 수치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시 수치화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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