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저녁 부산에서 대전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에 청각장애인이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청각장애인 연모(56) 씨가 경북 칠곡역에서 소란을 피우다 역무원들에 의해 김천역에 강제 하차를 당했다.

하지만 그 청각장애인이 출발하는 열차에 무리하게 탐승을 하려다 선로에 떨어쳐 기차에 치어 숨진 것이다.

사고의 일차적인 책임은 숨진 청각장애인에게 있다.

기차 안에서 소란을 피웠고, 강제로 하차를 당한 후 출발하는 기차에 무리하게 탑승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철도청도 상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소란을 제지하고 하차시키는 과정에서, 하차를 시킨 후 사후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수화 등으로 청각장애인이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소통을 한 정황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과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졌다면 청각장애인이 움직이는 열차에 무리하게 탑승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고, 사망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는 ‘교통약자 등이 편리하게 교통수단, 여객시설 또는 이동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정보 등 교통이용에 관한 정보와 수화(手話)·통역 서비스 등 교통이용과 관련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철도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객실 전자문자안내판(전광판)에 자막을 통하여 도착 정류장의 이름이나 행선지 등 사항뿐이다. 이마져도 없는 열차도 있다.

그리고 열차기 지연되거나 돌발 상황이 생길 경우 이에 대하여 자막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역사나 객실에 수화를 역무원을 배치하지 않고 있다.

철도청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숨진 청각장애인에게만 물어서는 안 된다.

철도청도 이 사건에 대하여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 근무 수칙에 따라 대처를 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한다면 책임을 회피하는 처사임을 철도청은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 단체는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해당 승무원 등이 숨진 청각장애인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시도했는지도 면밀히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더 나아가 청각장애인 고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청각장애인을 위한 정보제공과 의사소통 대책을 세울 것을 철도청에 요구한다.

2013년 1월 13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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