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진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최근 발간한 ‘아동복지법상 학대 피해아동 보호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현행 학대행위자에 대해 형사처분을 받도록 하는 방법만 있고 구조화된 전문적인 상담ㆍ치료ㆍ수강명령 등의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는 제도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학대행위자에게 부과되는 징역이나 벌금형 등의 형사처분은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고 형사처분만으로는 학대행위자의 성향 교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대의 재발 방지에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들은 양육태도ㆍ방법 부족(31.8%), 사회ㆍ경제적 스트레스ㆍ고립(22.9%), 부부ㆍ가족갈등(10.3%), 성격ㆍ기질(9.1%), 중독(8.0%), 질환(5.6%), 폭력성(4.2%), 어릴 때 학대경험(1.9%)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현행 ‘아동복지법’에는 성행 교정을 위한 강제적 치료, 상담, 교육 수강명령 등을 위한 보호처분 규정은 없고 금지행위와 이에 관련한 처벌조항만 있으며 현행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사법적 처분은 '아동복지법'의 금지행위에 대한 벌금이나 징역, 또는 '형법',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을 적용해 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분이 내려지고 있다.

이여진 입법조사관은 “재학대 방지를 위해 형사처분을 통한 처벌보다는 상담수강명령, 치료위탁, 교육수강 명령 등의 보호처분을 시행함으로써 성행교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학대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호처분 제도와 불이행에 대한 제재조항이 마련돼야 하며, 학대행위자가 형사처벌되는 경우에도 치료나 교육 등의 적절한 보호처분을 반드시 병과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아동학대 사건의 성질, 행위자의 성행 등을 고려해 징역‧벌금 이외에 격리‧상담‧치료‧교육‧수강명령 등의 보호처분 명령을 내림으로써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고 학대 재발을 방지해야 하며, 피해아동의 인권보호 및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회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보호처분 제도의 운영을 통해 학대행위자의 성행 교정 등의 실효성이 담보되기 위해 보호처분이 형식적인 처벌에 그치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치료와 교육프로그램 등이 개발ㆍ제공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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