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애인자립생활계열이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설치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정장애유형 IL센터 설립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최동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지부 및 복지관 등 7곳(실로암, 경기, 부산, 대전, 광주 등)에 시각장애인만의 자립생활센터 설립과 예산지원을 위한 단서를 달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자연은 “자립생활센터는 지역사회를 기반한 전 장애유형을 포괄한다는 기본이념을 전제로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권익옹호 활동을 벌이는 기관”이라며 “그러나 황당하게도 최동익 의원은 IL센터를 무시하고, 별도의 특정 장애유형인 시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설치를 위해 분주하게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자립생활 패러다임’의 근본을 무시하는 특정 장애유형 이기주의 행태의 결정판”이라고 힐난했다.

IL센터 지원예산은 지난 해 국비, 지방비 매칭(4:6) 1억5000만원의 규모로 전국의 35개 IL센터를 지원했으나 올해 초 10억 증액된 33억7000만원 예산 통과로 21개소가 늘어난 총 56개소의 IL센터가 사업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동익 의원이 지난 해 12월31일 한시련 특정 지부 관계자를 징발, 자립생활센터 소장으로 졸속 임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정받아 운영하기 위해 복지부에 7개소의 시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비 지원을 꼬리표로 달았다는 게 한자연 측 주장이다.

한자연 측 관계자는 1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시련이 위탁, 운영하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복지관은 재활패러다임이, IL센터는 자립이념이 주가 되는 곳인데 공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구길벗, 해운대 등 시각장애인들이 운영하거나 시각장애인들이 많은 IL센터들이 지역 곳곳에 운영되고 있다”며 “복지관에 몰려 있는 시각장애인들이 IL센터에 참여하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서비스나 프로그램들이 시각장애인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동익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이 시각장애인복지관 7곳을 찍어서 시각장애인IL센터 운영비를 지원하려 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의원님이 1월1일 예산 통과 후, 복지부에 요구한 내용은 지원센터 선정 시  현행 지자체 방침대로 가되,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왜소증장애인 여성장애인 등 자립생활센터에서 소외돼 있는 특정유형 중심의 센터가 있으면 지원토록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IL센터가 장애유형을 포괄한다고는 하지만 현재 대부분이 지체장애 위주”라며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 등 특정유형 장애인들은 IL센터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서비스인 동료상담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자연은 이 성명서에서 “최동익 의원은 이번 국회 예산과정에서 시각장애와 관련된 예산확보에만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시각장애인 음악치료 예산이 그 한 예로 정부안보다 2억원을 증액하고 이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 몰아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최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이용한 유‧무형의 압력 행사와 시각장애인만의 예산 챙기기를 즉각 중단하고 국회의원으로서 전(全) 장애계를 대변해 공평하고 공정한 의정 활동에 힘써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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