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9일 ‘18대 대통령선거 장애인참정권 차별받았다’ 기자회견을 열고 시각ㆍ발달ㆍ지체 장애유형의 차별사례 진정서 26건을 인권위에 접수했다.

장추련은 이에 앞서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지역공동체 등 13개 장애인차별상담전화 참가단체와 함께 지난 12월19일 장애인 참정권 보장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34건의 피해사례를 취합했으며 대구지역은 이미 대구인권위에 8건의 차별사례를 진정한 바 있다. 

김수미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은 “투표소에 설치된 기표대는 휠체어가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좁았다”며 “장애인화장실도 문이 잠겨 있어서 열어줘야 이용할 수 있었으며 그나마도 휠체어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좁았다. 투표하는 게 너무 불편해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미영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회원은 “투표소 들어가는 입구에만 점자블록이 돼 있고 그 안에는 점자블록이 없어서 불 길을 찾기가 불편했다”며 “선거관리원이 시각장애인 투표를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시각장애인인 게 창피했다”고 힐난했다. 

장추련은 "투표소의 출입구가 계단이거나 턱이 있어서 휠체어가 접근하기 어려웠으며 투표소 입구는 경사로지만 출구는 계단인 경우도 있었다"며 “발달장애인의 경우, 이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선거공보물이 제공되지 않았으며 투표를 도와줄 보조인도 없었고 선거절차에 대한 쉬운 그림 등이 제공되지 않아 투표를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공보물이 일반공보물과 동일한 내용으로 제공되지 않았으며 점자를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바코드가 삽입돼 있지 않아 정보를 알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장애인이 참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차별해서는 안 되며,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 전달, 장애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기표방법 등 선거용 보조기구의 개발 및 보급, 보조원의 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선거관련 정보를 동등한 수준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날 박김영희 장추련 사무국장은 “국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에게 참정권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제대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인권위에 지속적으로 진정을 제기할 것”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다음 선거에서는 어떻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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