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앞으로 추진해야 할 여성정책과제가 제시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여성정책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는 노동ㆍ복지ㆍ인권ㆍ대표성ㆍ평화 안보 남북관계 등 5개 영역에 걸친 여성정책 방향과 11개의 세부 추진과제들이 담겼다.

여성연합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노동, 복지정책은 여전히 여성에게 배타적”이라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출산휴가 사용비율은 20% 남짓이고,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율은 2%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7%에 불과하며,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8.9%로 OECD 1위이며, 최저임금 이하 임금 노동자 중 여성노동자 비중은 무려 61.5%”라며 “여성노인의 빈곤율은 남성보다 높고,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중 고연령층의 다수가 여성”이라고 짚었다.

이 단체는 “법과 제도를 통해 가정폭력, 성매매, 성폭력 등 여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여성폭력을 사회적 범죄가 아닌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인권교육 의무화 등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인권감수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성정책을 총괄 조정할 수 있는 힘있는 조정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여성부처의 권한 강화가 전제된 상태에서 통합조정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대통령 산하 ‘성평등위원회(가칭)’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연합은 노동 영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일하는 여성의 모성권 강화 ▲남성 육아휴직 공약 즉각 추진 ▲공공형 어린이집 대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도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른 예산 반영 계획을 수립할 것과 대대적인 사회보험 가입실태 파악을 근거로 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 출산휴가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출산휴가 ․육아휴직 신청을 위한 원스톱 창구를 설치하고, 사업주의 인식변화를 위한 상담 홍보 지원체계를 수립하며 비정규직 여성의 ‘임신·출산후 계속 고용지원금’, ‘육아휴직 장려금’ 등을 현행보다 100% 인상해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복지영역에는 ▲기초노령연금을 두배 인상 공약, 후퇴 없이 시행할 것 ▲의료비 100만원 본인상한제 우선 도입 ▲통합적 여성건강정책 수립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전국민 1인1연금제도 방안 마련 및 실질적인 노후소득보장제도 구축, 의료비 중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폐지, 비급여서비스를 급여화하며 의료공급체계의 전면적 개선으로 주치의제도 도입, 간병서비스 급여화 등도 제안했다.

또 이들은 임신과 출산 및 산후조리, 출산 이후의 지원까지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 구축하고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인공임신중절 허용할 것도 주장했다.

인권영역에서는 ▲여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제도 개선 ▲경찰·사법시스템 개편 ▲여성폭력 없는 안전한 생활환경 만들기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학교폭력 등 폭력에 대한 통합적이고 성인지적인 인권교육 의무화, 여성폭력피해자의 주거와 소득보장, 상담 등 지원서비스 확대를 위한 예산 확대, 가정폭력 사건 현장에서 가해자 체포우선제도 도입, 성매매 여성 비범죄화, 여성폭력 수사와 단속에 대한 전문성과 지속성을 담보하는 전담기구와 전담인력 배치, 관리감독 강화 등을 제안했다.

여성대표성 영역으로는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 조치 확대·강화를 위해 여성 장관 및 정부위원회 내 여성비율 40%로 확대, 공공기관 여성관리자 목표제 도입 및 임원추천위원회 여성 비율 30% 의무화, 민간기업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 이행계획서 시행에 다른 인센티브 강화, 개선 불이행 사업장 패널티 제도 도입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성연합은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5년동안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여성의 삶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역사적으로 여성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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