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당사자주의에 기반해 장애인의 실질적인 권익옹호와 차별개선을 위해 온 힘을 쏟겠습니다.” 지난 28일 장총련의 신임 상임대표로 취임한 김완배 상임대표는 이같이 각오를 밝혔다. 한국산재장애인협회 회장으로서 장총련 권한대행을 맡아 대통령선거 당시 장애인정책공약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한 그는 앞으로 장총련의 규모와 역할의 확대를 통해 장총련이 보다 큰 ‘그릇’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장애인들의 권익옹호를 위해 정부에 장애인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파트너역할을 수행하며 아태장애인재단 설립 등 국제적인 차원의 역할도 해 낼 것을 약속했다. 한편 장애인정책 이슈가 새 정부에서 크게 다뤄질 수 있도록 장애인들의 참여를 부탁하기도 했다. 김완배 장총련 신임 상임대표를 만나 장총련 운영방향과 새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들었다.

 

취임소감

 

우선 지난 2년간 한국산재장애인협회 회장으로 한 유형의 단체를 이끌다가 다양한 성격을 가진 단체를 서포트하고 총괄하는 연합회 상임대표를 맡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어깨 또한 무겁습니다.

 

저는 지난 해 6월 김정록 전 상임대표가 국회 입성으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상임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이래 대선정국에서 정치권에 제 15대 장애계 요구공약을 장총련 독자적으로 개발, 전달하는 등 장애인의 권익실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 이 땅에 장애인당사자주의를 뿌리 내린 선대 상임대표들의 노고를 이어받아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더욱 꽃피우고 장애인의 권익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또한 장애계의 선봉장으로 역할을 다 하는 강하고 힘 있는 장총련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겠습니다.

장총련 운영기조 및 방침

장총련은 2002년 설립 이래 장애인당사자주의를 주창하고 당사자의 대표성 확보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습니다. 또한 장애인복지가 아닌 장애학을 연구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서비스의 대상에서 인권과 주체 차원으로 전환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 당사자들은 사회의 주체와 중심으로 바로서지 못한 채, 교육 문화 직업 의료 등 사회 전반에서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장총련은 인권에 바탕을 둔 동등한 기회의 보장, 학대와 차별,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장애인당사자의 권익옹호와 역량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장애인을 차별하는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인식을 바꾸는 활동을 끊임없이 펼칠 것입니다.

 

조직 차원에서는 그동안 5개의 발기인 단체들이 맡고 있던 공동대표제를 폐지하고 상임대표만 둠으로써 회원 단체들의 위상을 동등하게 높이고 신입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습니다.

 

또한 장총련의 이미지가 특정정당에 귀속되지 않도록 상임대표의 특정정당 당직 겸임금지를 신설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특정정당의 색깔을 띄지 않는 장총련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중점사업 

우선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장애인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하는 파트너로서 위상을 정립하도록 체질을 개선할 것입니다.

 

특히 정부의 장애인일자리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부의 제4차 장애인종합계획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정부와 협력하면서 미추진시에는 정부를 상대로 투쟁도 할 것입니다.

 

아태장애인연합(APDPO)을 통해 제3차아태장애인10년 전략인 인천전략 이행을 위한 정부의 민간기구 카운터파트로서 몫을 하겠습니다.

 

아태장애인재단을 올해 안에 설립해 인천전략 이행을 위한 안정적 재원마련에 힘쓸 것이며 아태장애인들의 교류와 연합을 통한 권리 확대 등 국제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한편 그동안 장총련이 회원단체들에 대한 서포트가 약했다는 지적이 있어 왔습니다.

 

앞으로는 회원단체들간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통해 연대강화 및 역량강화를 추진해 단체들의 의견과 힘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장총련이 안정적이고 보다 힘있는 운영체제로 탈바꿈하기 위해 회원단체 확대 및 장총련의 인적구성과 재정 확대 등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회원단체들을 잘 서포트하고 정책연구와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규모와 재정적인 볼륨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

장총련은 지난 해 연말 대선에 앞서 15대 장애인정책요구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후보자들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다.

 

15대 공약들 모두 반드시 실현돼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확대는 박근혜 정부가 중차대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일자리에서 배제된 장애인은 현재 빈곤의 악순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장애인을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이 필수적입니다.

 

활동지원제도 확대도 꼭 추진돼야 합니다.

 

장애인들이 활동지원서비스를 필요한 만큼 쓸 수 있어야 지난 해 연이어 일어난 장애인사망사건 등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며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와서 비장애인과 똑같이 활동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자립생활의 기반이 되는 활동지원서비스는 필요한 만큼 충분히 제공돼야 합니다.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경우 실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속이 중요합니다.

 

종류는 많으나 먹을 것이 없는 잔치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현 정부의 과오를 거울 삼아 새 정부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장총련과 장총 통합문제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의 통합에 대한 논의가 제작년 말까지 있어 왔고 저도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대정부 관계 등에서 장애계가 하나로 통합된 위력과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회원단체들 간의 이해득실 문제가 통합을 이루는 데 일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장총의 경우, 특성상 단체장이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인 전문가집단, 부모집단 등도 참여하고 있으나 장총련은 철저히 당사자단체로만 구성돼 있으며 기조 또한 당사자주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한국노총-민주노총의 예에서 보듯이 통합에 있어 이러한 성향의 차이 또한 무시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함께 목소리를 낼 때는 합쳐지고 각자 활동할 때는 또 따로 움직이는 ‘따로 또 같이’라는 방향을 유지하면서 통합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새 정부가 국민행복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상보육과 노후보장에 묻혀 오히려 장애인 이슈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 이슈가 항상 관심 받고 다뤄질 수 있도록 장애인들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희망과 꿈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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