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성폭력 수사 걸림돌로 '오원춘 사건'을 야기한 경찰청 112신고센터 등이 선정됐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14일 성폭력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과정 디딤돌 11건과 걸림돌 4건, 특별상 1건을 선정, 발표했다.

디딤돌 등 선정은 2004년부터 매해 시민감시단 사업으로 성폭력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생존자의 인권을 보장하는데 기여한 사례(디딤돌)와 피해생존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2차 피해를 야기한 사례(걸림돌), 성폭력 사건의 수사 및 재판 과정 외 분야에서 피해생존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데 기여한 사례(특별상) 등에 걸쳐 실시됐다.

이번 선정을 위해 지난 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경찰서, 검찰청, 법원에서 성폭력관련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 및 결과를 모니터링한 전국 성폭력상담기관에서 사례를 추천받았다.

선정결과에 따르면 특별걸림돌로는 오원춘 사건, 대전 장애여성 증인 살해사건 등 사건을 신고받고도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연 출두함으로써, 또는 방임함으로써 막을 수 있었던 인명피해를 막지 못한 경찰청 112신고센터가 선정됐다.

또 지난 해 8월 나주에 사는 20대 남성이 집에서 잠자고 있던 7세 여아를 이불 째 납치해 강간한 ‘나주사건’에 대해 흥미 위주로 피해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고, 피해자의 집과 범행 장소, 피해자 부모의 직업과 수입 정도 등을 그대로 노출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 가족에게 범죄발생의 원인을 돌리기도 한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나주사건 보도기관도 특별걸림돌에 올랐다.

또 다른 걸림돌로 의부에 의한 강간 피해자에게 “아빠랑 사랑한 거지”라며 2차 가해발언을 한 이현정 서울남부지검 검사, 친부 강간 사건에서 검찰조사 영상녹화를 피고인 측 요구대로 열람과 등사를 허가해 피해자가 사건에서 제외되는 상황을 야기한 서울중앙지법 유상재 김도연 민희진 판사가 선정됐다.

디딤돌로는 지적장애 여성 강제추행 사건에서 사전구속영장을 받아내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를 분리하고 범행을 부인하는 가해자의 진술을 받아낸 경남지방경찰청 문건봉 경사, 학내 집단 강간 사건에서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보호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전주지법 정읍지원 진을종 검사가 올랐다.

피해자의 피해시점 진술 번복으로 공소시효가 쟁점이 됐던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및 강체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 전 춘천지검 속초지청 정일권ㆍ호승진 검사 및 춘천지법 속초지원 강병훈 판사도 디딤돌 영예를 안았다. 

이밖에 준강간 및 카메라촬영유포 사건에서 피고인측 변호사의 질문을 제지하고 피해자를 배려한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 김종호ㆍ정수경ㆍ김경록 판사, 가해자가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친부에 의한 강간사건에 대해 2심 재판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한 대구고법 제1형사부 이진만ㆍ이영철ㆍ이상오 판사 등 모두 11건이 선정됐다. 

성폭력 사건의 수사 외 분야에서 피해생존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데 기여한 공로자를 선정하는 특별상은 10여년 이상 여성인권과 여성폭력 관련 기사를 작성해 법제도 개선과 사회인식변화에 기여한 이유진 한겨레신문 기자가 받았다.

한편 시상식은 15일 오후1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