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준공식을 마친 양로원 전경

1927년 8월 1일, 오갈 곳 없는 할머니 6분을 모시고 무료 요양원을 개원한 청운양로원·노인요양원(원장:조동순)은 설립된지 70여년이 지난 현재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요양원에 50명, 양로원에 60명의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다.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며 그들의 안정된 노후를 위해 일하고 있는 양로원을 찾았다.  

지난 2003년 8월 노후된 시설의 리모델링과 새로운 건물의 신축을 통해 더욱 새로워진 모습을 갖춘 이 양로원은 6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로 노인성 질환을 갖고 계신 할머님들만을 입소 대상자로 한다. 설립당시 할머니 6분을 모시고 운영됐기 때문에 할아버지를 받지 않는 것이 이 양로원의 특징이자 오랜 전통이다.

양로원 내부에 위치한 운동치료실 모습

2003년 당시 양로원을 준공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노인들의 이동과 채광에 대한 부분이었다. 몸이 쇠약한 노인들은 겨울철과 같이 기온이 낮으면 외출을 삼가게 된다. 따라서 양로원 안으로 일조량이 많고 통풍이 잘되도록 천장에 통창을 만들어 노인들의 건강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노인들이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즐기는 체육시설은 아예 천장을 창으로 만들어 쾌적하고 오픈된 환경으로 꾸몄고 운동치료실과 의무실, 물리치료실, 상담실을 두어 노인들이 건강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양로원을 찾아간 날에는 때마침 자원봉사자들이 목욕봉사를 하는 날이었다. 목욕 후 곱게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매만지던 할머니들은 손님이 찾아왔다고 옷장에서 사탕같은 먹거리를 챙겨주며 반겼다.
이 곳의 할머니들은 입소 전 대다수가 홀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생활을 하는 독거노인들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이 모할머니는 무엇보다 "말벗이 생겨서 너무 좋다"며 주름 깊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거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노인들은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노인성 질환이 깊어 치료를 요하는 이들은 요양원에서 각별한 보호속에 생활하게 된다.
양로원에는 한방에 5∼6명의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반면, 요양원은 보통 4명씩, 와상으로 누워있는 경우에는 3명에서 2명씩 지내도록 구성됐다. 자원봉사자들은 4팀이 번갈아 가며 요양원을 방문하고 목욕봉사 외에도 이·미용, 종교 활동 등을 돕고 있었다.
 

양로원 입구에는 할머니들이 손수 만든 공예작품들이 전시되 있었다.

노인들은 양로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가, 여가를 보내는데 전문 지도자들이 양로원을 방문해 활동을 도와주고 있다.  여가프로그램으로는 종이접기교실(주1회), 원예치료(월2회), 미술치료(주1회), 음악놀이활동(주1회), 서예교실(주1회), 영화감상(월2회), 발반사요법(주1회), 전통약손(주1회),구연동화(주1회)등을 실시한다. 특히 본인이 원할 경우 구연동화지도자과정(월2회)을 통해 전문가로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양로원측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특히 종이접기시간을 즐거워 하신다"며 "얼마전에는 대회에 나가 입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득 손으로 만든 종이노리개가 할머니들 방 옷장마다 가지런히 걸려있던 기억이 스쳤다. 마치 평수 넓은 가정집처럼 꾸며진 양로원을 둘러보며 "일부 파렴치한 시설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가 확대돼 모든 양로원이 그럴것이다라는 편견은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던 관계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오늘도 청운양로원·노인요양원에는 할머니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신들의 남은 여생을 행복한 가정에서 생활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서 국내 요양원들이 추구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 주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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