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한국복지패널를 분석한 ‘베이비부머 세대와 중고령 창업자의 경제적성과’를 발표했다.

한국복지패널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 순소득 150만 원 이하인 영세자영업자 비율이 최근 5년간 평균 33.6%에 이르렀다. 

지 부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62%가 소득이 낮고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세자영업자의 지속률이 낮아 폐업률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자영업자의 지속율은 1년 후에 자영업을 이탈하는 비율이 28.5%이며, 3년 동안 유지한 비율은 50%도 안 된다.

특히 월 순소득이 150만 원 이하인 영세자영업자의 자영업 지속률(39.5%)이 비영세자영업자(45.2%)보다 낮다.

영세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더 높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영세자영업자 가운데 39.5%가 4년 뒤에도 자영업을 지속하는 것은 적정 사업수입을 얻기 때문이 아니라, 금융기관 대출이나 사채 등으로 사업을 유지하거나 근근히 연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 부연구위원은 “다른 일자리에 취업할 가능성이 낮고, 자영업 외에는 대안이 없어서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이는 자영업 지속기간에 따른 경제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자영업자는 4년 뒤에도(자영업을 지속할 경우) 빈곤율이 18.8%에서 17.2%로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

임금근로자는 재직기간이 길수록 임금이 높아지지만, 자영업자는 사업기간이 길어져도 빈곤을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을 벌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빈곤한 자영업자는 자영업을 지속하든, 폐업하든 빈곤상태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이 낮아도 자영업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영업을 운영하던 사람은 폐업 후에도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악화되기도 한다.

분석 시작 시기에 자영업을 하다가 다음 해에 폐업한 사람들은 자영업 운영 당시에도 1/4명은 빈곤상태였는데(중위소득의 60%), 폐업 후에는 1/3명이 빈곤상태가 됐다.

자영업을 2년 지속한 후 폐업한 사람의 빈곤율은 38.6%이고, 4년 지속 후 폐업한 사람의 빈곤율은 43.0%로 더 높아졌다.

자영업을 3년 지속한 후 폐업한 경우, 자영업 3년차의 빈곤율도 39.1%로 10명 가운데 4명은 빈곤한데, 폐업 후 빈곤율은 43.0%로 더 높았다.

지 부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폐업해도 안정된 임금근로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실직상태에 빠지거나, 임시일용직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창업해서 실패하면 노년을 맞기도 전에 경제적 취약계층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창업 실패는 더 심각한 빈곤을 야기하기 쉬우므로, 적정 사업유지를 위한 정책 및 전직지원서비스 그리고 영세 자영업자를 보호할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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