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14일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에 대한 예방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지난 9일 강원도 원주에서 초등학생 3명이 20대 지적장애여성을 공사장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오늘 언론을 통해 보도된 초등학생에 의한 지적장애여성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2010년 6월 대전에서 16명의 고등학생들이 15세 지적장애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에 분노하며 이를 계기로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시켰었다”고 밝혔다.

또 “지적장애를 가진 청소년을 무려 7년간 할아버지․큰아버지․작은아버지가 성폭행해온 사건, 미신고 장애인수용시설에서 불타죽은 지적장애인 사건,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한 사기사건 등 지적장애인의 인권침해사건은 그 유형이 광범위하고 침해정도 또한 심각한 사건이 태반”이라고 전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사건이 알려진 뒤 온 사회가 분노하고,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의 장이 마련되는 듯 했으나 그뿐이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성명은 “발달장애인을 상대로 한 인권침해 사건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도 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전히 국가와 사회는 지적장애인의 성폭력 등 인권유린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단순히 우리사회가 지적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혹은 소위 무서운 초등학생들의 폭력성이 도를 넘었단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며 “근본적으로 인권보호의 최우선이 돼야 할 지적장애인에 대해 우리사회가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들은 입시교육, 경쟁교육이 판을 치는 학교현장에서 갈수록 불필요한 존재로 내몰리고 있으며, 방과 후 갈 곳이 없어 절반이 넘는 발달장애청소년들이 집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그나마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도 결국 사회적 방치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보호자조차 없게 되면 발달장애인들이 갈 곳은 수용시설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그 속에서 발달장애인들은 수당 등 보조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하는 등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호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에 “이 사건을 토대로 우리사회가 성폭행 사건을 넘어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그들의 인권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막연하게 지적장애인을 차별하지 말자는 선언적인 구호만으론 이같은 참혹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이러한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해선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과 발달장애인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다가오는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전국의 장애계 및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발달장애인법 제정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명은 “박근혜정부를 향해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 차별과 편견 없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권리, 가족지원에 대한 권리, 주거에 대한 권리, 평생교육에 대한 권리, 노동권 등 소득보장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며 집회 및 토론회 등을 진행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복지부에 발달장애인의 정책현안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답변을 촉구, 부모연대 및 장애계의 노력은 오늘을 기점으로 보다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우리가 머뭇거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발달장애인의 권리가 유린당하고 있을 것이다”라며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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