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복지시민연합은 올 들어 전국에서 사회복지공무원 3명이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 등으로 잇따라 자살한 사건에 대해 인력충원과 노동조건 개선 및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 바 있다.

최근 안전행정부는 상반기 1800명, 하반기 520명 등 총 2340명을 충원하고, 월 3만원인 수당을 인상하며, 인사평가 때 가산점을 주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대구는 3월 27일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대구사회복지행정연구회’와 간담회를 가졌으며, 경북도도 1일 간담회를 통해 고충과 제도개선방안을 들을 예정이다.

먼저, 대구와 경북도가 사회복지공무원의 업무 경감과 사기진작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은 늦었지만 긍정적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인력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시․도에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것은 지방정부가 인력문제를 그동안 방치해 왔다는 반증이다.

 

대구와 경북은 인력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중앙정부만 쳐다보면서 총액인건비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나 전국구청장협의회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그동안 복지예산의 중앙정부 책임을 요구하면서도 인력문제를 제대로 제기한 바 없이 총액인건비를 앞세워 비정규직을 양산하는데 오히려 일조해 왔다.

 

그래서 최근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사회복지공무원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1~2명밖에 없는 곳에 경력이 많은 사회복지공무원을 배치하며, 산불예방 등에 동원되지 않도록 하는 일련의 조치는 수박 겉핥기식의 임시방편적 대책에 불과하다. 

중앙정부 또한 졸속대책을 내놓고 있다. 2340명 조기 인력확충은 이미 시행 중인 대책을 재탕하여 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것에 불과하고, 수당 인상과 인사 가점 등은 오히려 공무원 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대단히 미흡하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복지대상자는 157.6% 증가했지만, 사회복지 전담 인력은 4.4% 증가에 그쳤다.

 

최근 사회복지공무원의 죽음과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만성적인 인력부족문제 해결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복지전달체계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인빈곤율이나 노인자살율이 세계 1위이고,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자살이나 고독사가 전 연령대로 확대 증가되고 있지만, 이들을 상담하고 지원해야 할 사회복지공무원마저 살인적인 업무량 때문에 자살하는 상황은 한국 사회복지의 현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사회복지공무원과 복지지원을 받아야 할 수급자들의 죽음을 이제 멈추게 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면피용 대책만 쏟아내고 있고,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하나마나한 형식적인 땜질대응에 불과하다. 총액인건비제 폐지, 인력확충, 공공사회복지 전달체계 전면개편 등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013년 4월 1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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