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처럼 제도적으로 장애인의 방송접근권 보장이 확대되고, 사회적으로 장애인 방송접근권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의 라디오 접근권에 대해서는 인식조차 없는 실정으로 농아인의 라디오 접근권 보장은 요원한 현실이다.

농아인의 라디오 방송 접근에 대한 사례는 몇 해 전 ‘박철의 두시 탈출’에서 DJ 박철이 자비를 부담하여 수화통역사를 고용, 인터넷으로 수화통역방송을 중계한 사례 외에는 전무하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상에서는 방송사업자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자의 장애인 시청 편의 서비스 제공 의무를 다루고 있지만, 라디오 방송의 경우 명확한 규정이 없어 라디오 방송사업자에게 접근권 향상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라디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양하고 즉각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재미와 감동, 진행자가 청취자 개인에게 속삭여주는 듯한 친근함과 편안함 등의 심리적 요소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몇 몇 라디오 대본의 경우 대부분 요약본이나 당일 방송 주제 안내에 그치고 있기에 농아인들은 라디오에서 어떤 정보가 나오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 결국 정보접근에서 소외감을 맛볼 수밖에 없게 된다.

라디오는 청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농아인 역시 라디오 방송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 이에 한국농아인협회는 텔레비전 방송과 같이 라디오 방송에도 인터넷을 통해 수화통역 및 자막/대본을 제공할 확실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수화통역 및 자막/대본 서비스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2013. 4. 2

한국농아인협회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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