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 새롭게 시행되는 성년후견제도의 올바른 시행을 위해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년후견제란 장애인의 재산관리, 사회복지서비스 이용, 사무 등의 일을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보조해 장애인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일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자기결정권 존중을 위한 성년후견제 공청회’를 열었다.

 조형석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기획조사팀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성년후견제의 내실화를 위해 피후견인의 의사존중과 후견인 권한 행사의 보충, 관련 부처의 상호협력체계 등 장애인의 인권신장을 위한 중장기적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피후견인이 후견인 심판 절차에 있어 배제 될 우려가 높다”며 “피후견인의 자기결정권을 위해 법원은 이에 대한 적정 후견 심판 절차를 마련해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견제의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후견 감독지정 시 공공성을 가진 기관·개인을 우선하고 가사소송규칙상 후견인의 활동보고서 제출의무를 명시해 가정법원이 이를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철웅 한양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피후견인을 서비스 대상자 혹은 보호받고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말고 의사결정에 임시적·부분적 보조가 필요한 사람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제 교수는 “UN장애인권리협약에 따르면 장애인은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사람과 동일한 법적 능력을 누린다”며 “의사결정능력에 장애가 있더라고 행위능력을 제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결정능력이 없을 때를 대비해 후견제도를 두고 절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박탈해선 안된다”며 “법률해석시 실질적으로 당사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선진국의 사례를 많이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후견 지정 시 피후견인 개개인의 특성을 가장 우선해야 하며,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사전의사표명서 양식을 개발하고 가정법원은 의사소통 전문가, 신뢰할 수 있는 주변사람의 조력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사결정능력 정의를 법률적으로 명시하고 의사결정능력을 잘못 판단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며 영국과 호주 등 선진국의 의사결정능력 평가 방법을 참조했다.

아울러 “법원은 사실적·의학적 차원의 의사결정능력 평가를 선행, 이에 대한 원칙·절차·기준을 제시해야하며 평가결과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명시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김병학 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피후견인과 그 부모들의 입장에서 비용문제 등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후견인 제도에 공공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후견 지정에 있어 범죄자는 단호히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후견인 교육, 후견인 선임에 있어 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재산후견과 신산보호후견 경계, 후견 심판에 있어 당사와 친권자 청문 등의 신뢰성, 후견비용에 대한 방안 마련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배인구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성년후견제에 대한 우려사항도 있으나 종전 금치산제도가 재산관리에만 중점을 둔 것에 비해 이번 새로 시행되는 제도는 신상보호에 중점을 두고 당사자의 능력을 지원한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엄덕수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 부이사장은 “성년후견제도가 현행 금치산법보다 혁명적으로 개선됐다 생각한다”며 “이 제도가 보다 빨리 시행되고 바르게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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