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의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장애인성폭력 피해 사례 수가 313건으로 경찰에 신고 된 건수의 4배로 조사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등포구와 강동구의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서 이뤄진 장애인성폭력 상담건수를 분석한 결과 총 상담건수는 2142건 중 피해 사례 수는 313건이었다.

이는 경찰에 신고 된 건수(76건)의 4배다.

하지만 여성장애인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신고방법에 대한 정보 부족과 성폭력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어려워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상담의뢰인의 현황을보면 상담의뢰인의 68%가 가족, 친인척, 교사 등 외부인이었고 본인신고율은 32%에 그쳤다.

성폭력 피해자의 연령은 68%(213건)가 성인이었으나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도 32%(100건)나 됐다.

장애유형별 피해자는 지적장애인이 74%(232건)로 대부분의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가 지적장애여성이었다.

지적장애인은 성폭력에 대한 인지가 낮고,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상대방의 작은 호의에 쉽게 유인되거나 성교육의 부재로 피해자가 성폭력이라고 인지 하더라도 일상에서 이를 표현하고 거부하는 부분이 매우 부족해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성폭력 피해 유형은 강간 73%(2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폭력 가해자 유형은 친족 및 친·인척, 직장관계자, 복지시설 근무자 등 아는 사람이 45%(140건)로 나타났다.

이 중 동네사람이 22%, 직장, 종교인, 복지시설 근무자가 14%, 친부, 의부, 친척이 7%로 피해자와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장애여성은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력으로 인해 폭력 사실을 드러냈을 때 주변 보호나 신뢰를 받기가 더 어렵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마주치기 쉬워 신고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가해자는 이를 악용해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서울시는 강동구, 영등포구에 이어 강부지역에 처음으로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 ‘꿈누리 여성장애인상담소’를 개소, 19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상담소는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췄으며 여성장애인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 및 법률·의료지원을 실시한다.

또 개인·집단상담실, 전화상담실 등을 갖춰 피해여성이 편안하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 강북지역의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위한 상담제공 뿐 아니라 피해자 심리상담, 사후관리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피해 여성들의 자조모임을 통해 심리적 자립 도모와 장애 여성 성폭력 피해 상담전문가를 양성,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교육, 특수학급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 워크숍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으며 성폭력 피해는 장애인·비장애인을 가릴 수 없다”며 “앞으로도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성폭력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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