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언준 씨

아름다운 노년생활(www.komericanjournal.com)을 운영하며 행복한 노후를 위해 노인과 젊은이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하고 있는 박언준 할아버지. 고려대를 졸업하고 신문기자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을간 그는, 한때 편의점을 운영하다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 미국의 노후보장체계와 고령 사회를 준비하는 지혜에 대해 들어봤다.

△고령사회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이 증폭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현재 지상의 모든 인류가 오래 살게 된 것은 문명의 혜택이다. 선진국은 물론 세계 모든 나라의 평균 수명도 1세기 전보다 평균 3배나 길어졌다. 이에 따른 인간 사회의 변화도 많다. 우리들은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 갈 뿐이다. 지구상의 인류가 과밀하다는 지적부터 평균수명의 연장이 사회적 갈등과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슬기롭게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이를 위한 준비를 진행한다면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만큼 큰 축복은 없다.

복지국가는 혜택 이전에 부담이다. 이 부담을 국민 스스로가 감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것은 복지국가 정책실현의 필요성을 국민이 공감하는 것이다. “예산이 부족하니 복지 국가로의 실현이 어렵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 가장 걸림돌이다. 복지국가 실현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GDP 가 2만 불이 되고 3만 불이 된다 해도 예산은 부족 할 것이다. 우리보다 반세기나 앞서 복지정책을 시작한 선진국들도 시작하던 그 시기에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진행 한 것도 아니며, 지금의 그들 또한 만성적인 예산부족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 하고 고심 중이다. 묘안이나 묘책을 찾는 일보다 그 부담을 당연히 감수하겠다는 인식과 각오를 선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노인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노인들은 뒷전에 물러앉아 있지 말고 스스로 요구하고 권익을 찾아야 한다.

대한미국은 지금이 복지 국가의 기틀을 잡아야 할 때이다. 지금 이시기를 놓치면 부담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지며 사회적 갈등은 심화돼 국가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예산의 부족은 집권자들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변명일 뿐이다. "경제건설, 국방, 교육,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예산 항목이 있는가? 그러니까 사회 복지를 확대할 여력이 없다?" 그럴듯한 변명일 뿐입니다.
예산 편성이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예산으로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일 뿐이다. 사회 복지는 뒤로 미뤄도 된다는 지금까지의 정책은 국가 경영의 무책임한 발언일 뿐이다. 지금이 복지국가로의 국가기틀을 자리 잡아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정책 당국자는 인식해야 합니다. 또 모든 국민들 또한 좋으나 실으나 복지 국가로의 시작은 부담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 드릴 각오를 해야 한다. 말로 하기에는 쉬운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지만 의식전환이 먼저 필요하다..

△노후에 대한 노인 스스로의 자세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것은 살아가고 있는 모든 노인들의 소망일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한 노후라는 것은 노후에 찾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노인이 되기 전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노후 대책을 정부, 사회, 개인이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있고, 궁극적으로 개인의 몫이 있는 것이다. ]
첫째는 물론 돈을 준비하는 것이 되겠지만 행복한 노후란 돈이 있다고 다 준비되는 것이 아니다. 돈의 중요성에 가리워서 무시되었을 뿐이지 돈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많다.
노인이 되었다면 제일 먼저 내가 지금껏 일생 동안 안고 뒹굴며 살아온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내가 노인이 된 후에도 손을 놓지 않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점검 해보는 일. 말하자면 이제 노인이면 놓아야 할 것을 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젊었거나 늙었거나 원망과 갈등을 않고 사는 삶에 행복이란 깃들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은 무능력하다?
노인의 삶은 상실이다. 경제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며 명예와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자존심마저 상실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건강을 상실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노인의 능력을 가늠해 본들 크고 작음에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노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노인이 가지고 있는 생산적 능력을 버려야 하다면 그것은 사회적 손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일고 칭하는 기준 속에는 많은 세대가 함께 한다. 스스로가 노인 인줄도 모르는 젊은 노인부터 60, 70이 되었어도 어느 젊은이 못지 않게 마라톤을 달리는 노인 역시 많아지고 있다. 환갑이 지났다고 지팡이를 집고 다니는 노인은 이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균연령이 증가해 노년기가 길어졌다고 하지만 사실은 활동할 수 있는 청 장년기 가 길어 진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사회적 인습으로 인해 그들의 경제적 활동이 제약받고 생산 현장에서 퇴출 되고 있을 뿐이다.

△현명한 노(老테)크
'현명한 노테크다 재테크다' 하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면 당신은 이미 뜬구름을 잡았으면 하는 허망한 바램을 갖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돈에 관한 한 왕도가 없으며 진실이 없다. 그래도 노후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되지 않겠는냐? 이렇게 생각 하시는 분들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결심을 돌같이 굳게 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어느 비법보다 중요하다. 일생을 좀더 합리적으로 계획 한다면 삶을 등분해 노력도 안배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성장 교육을 받는 청소년 시기 경제 사회 활동을 하는 청장년 시기 그리고 은퇴를 한 노년 시기 이렇게 등분하고 교육을 위해 돈을 들였듯 노후를 위해서도 노력을 할당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기본적인 노테크 입니다.

△미국의 복지정책
미국국민들에게“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한다면 가장 많은 답을 하는 것이 "국방력이다" 그 다음이“대학 교육이다”“과학 기술이다”순으로 이야기한다. 실제로도 미국은 국방력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전체 유럽국가들이 지출하는 방위비 보다 미국의 국방비가 더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사회복지 비를 위해 들이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그토록 중요시하는 국방비에 5배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액수가 얼마인가 보다는 사회 복지에 얼마나 비중을 두느냐를 생각하게 대답이다.
어느 사회고 사회복지를 소홀히 하면 국가의 이상과 목표가 퇴색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노인복지나 사회복지가 노후의 행복을 마련 해줄 수는 없다. 미국인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어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노후준비를 철저히 하고있는 편이다.
또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노후 준비를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사회가 부모를 부양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우리나라 에서는 월급을 받으면 부양가족과 자식 수에 따라 세금공제도 해택도 주고, 의료보험도 가입해준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부모는 전혀 자식들의 부양가족도아니며 책임도 아니다. 따라서 노후를 자식에게 의지하려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일찍부터 젊은이들이 노후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따라서 노인 부양을 자식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국가가 마련하는 노후준비가 충분치 못한 사람은 스스로가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준비 되지 못 한 채 성큼 노인의 대열에 들어선 이들이에게 지난일을 한탄하며 원망을 키우지 말고 마음을 바꾸라고 말하는 박언준씨는 돈이 없다고 해서 사회나 가족에게 죄인이 아님을 생각하고 없어서 겪는 약간의 불편함을 당당하게 감수하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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