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숨진 장애인에게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위자료를 낮게 책정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는 교통사고로 숨진 손모(당시 36세. 여)씨의 부모가 장애를 이유로 위자료까지 비장애인의 절반만 지급 받는 것은 불합리함에 대해 S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원고측에 비장애인과 동일한 위자료를 주라"며 31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사람이 사망한 경우 정신적 고통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다"면서 "그런데도 장애인이 숨진 경우 일실수입 산정시 노동능력상실률을 감안한 것을 넘어 위자료에까지 이를 감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부는 "헌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고 누구든지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된 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자료까지 장애를 감안해 산정하는 것은 장애인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숨진 손씨의 위자료 산정시 신체 장애율을 50%로 평가해 비장애인의 절반만 주도록 한 1심을 깨고 "비장애인인 경우 받는 위자료와 같은 28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피고측이 미지급한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뇌병변장애 3급 장애인인 손씨는 2003년 부산에서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승용차에 치여 숨졌고 유족은 차 운전자가 가입한 화재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1심에서 손씨가 장애인으로서 50%의 노동능력을 상실을 전제로 위자료 50%를 감액해 피고는 손씨에게 2천만원, 부모에게 각각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지자 유족은 이에 항소한바 있다.

이번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은 장애인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위자료 사고로 인해 얻지 못하는 수입을 산정 할 때뿐만 아니라 신체장애율을 감안해 비장애인보다 감액한 기존 판례를 벗어난 것이기도 하며 장애인 권리 확대의 일면을 보여주는 판결이기에 주목된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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