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에 대한 복지급여 의무조항 제정 불구 2년 동안 미집행

법으로 규정된 한부모 복지체계 미시행은 복지 사각지대 은폐 정책

한부모가족지원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복지급여의 미집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은 처음 모·부자법으로 1989년도에 제정돼 지난 2011년 2월에 전면적으로 개정이 됐습니다.

개정으로 인한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복지급여’가 의무조항으로 바뀐 것입니다.

예전까지는 복지급여가 임의조항이었다가 2011년부터 의무조항으로 제정된 것입니다.

하지만 복지급여가 의무조항으로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2년 동안 정부는 복지급여를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박근혜 정부는 공약대로 전면적인 무상보육 실시와 단계적 고교 무상교육 확대, 전 노인들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실시하는 등 넓게 보면 보편적 복지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법으로 규정된 잔여적 복지체계, 즉 한부모 복지체계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복지의 사각지대가 은폐되는 모순되는 정책입니다.

또한 복지급여와 복지서비스가 함께 시행될 때 서비스의 효과성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는데, 현재 한부모복지서비스 전달체계는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습니다.

한부모복지서비스는 주로 생활시설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고, 재가서비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재가복지서비스 시설(한부모가족복지상담소)이 명문화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설치 규정 및 관련 예산 미확보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지급여의 적정수준에 대한 의견

복지급여가 의무조항으로 바뀔 당시 1가구 당 최소한 10만 원 정도의 생계비라도 지원해야한다는 입법발의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현재 명백한 산출근거가 없다하더라도 최소한 입법 당시의 취지만이라도 시행되길 바랍니다.

한부모가족지원서비스를 위한 건강가정지원센터 역할에 대해

한부모가족지원서비스는 일반적인 서비스 뿐 아니라 전문적인 서비스도 포함합니다.

그런데 건강가정지원센터는 법의 조직으로, 법의 조직을 통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또한 건강가정지원센터는 한시적으로 재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나 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부모지원법 상의 조직도 아닐뿐더러, 한부모를 위한 능력이나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건강가정지원센터는 한부모가족 중 3.7%만이 이용하고 있고, 한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충분치 않습니다.

따라서 한부모가족복지상담소와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역할 분담이 잘 정립돼 하루빨리 한부모가족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한부모가족 중 83%가 자녀양육비를 못 받는다는 실태조사가 나왔는데

한부모가족을 양부모가족과 비교했을 때  빈곤가정이 될 확률이 3~5배 정도 높습니다.  그만큼 한부모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한부모가족의 70%가 모자 가정으로 그 중 대부분이 이혼한 경우입니다. 그들은 사회적 약자입장으로 양육비 지급판정을 받더라도 강제적으로 양육비 집행을 이행하지 않는 이상 양육비 지원을 받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실제로 지급판정을 받고 양육비를 전달받은 한부모가족은 전체의 10~20%밖에 안 된다는 조사연구가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양육비 청구소송에 대한 정보를 몰라 양육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입니다. 

이에 대해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양육비를 강제적으로 이행하는 전담기구에 대해 법안을 제출한 상태이지만, 국가의 재정적 문제로 법안 통과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OECD 회원국 대부분은 받지 못하는 양육비를 국가가 대신 내주는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양육비 선지급과 양육비 이행 전담기구를 만들어 한부모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합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한부모서비스, 적합하다고 보나

한부모가족은 전체 가족 중 OECD 평균 170만 가정입니다. 그 중에서 유자녀가족 중 한부모가족은 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학급의 학생 5명중 1명이 한부모가족인 것입니다.

하지만 한부모가족시설은 전국의 23개소 뿐으로 한부모가족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 재가서비스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아 한부모들은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고, 그에 따라 우울증에 빠지는 확률과 가족해체율도 높습니다.

요보호 아동 8000여 명 중 60%가 한부모가족에게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한부모가족 재가서비스가 시급히 마련돼야 합니다.

아울러 가족해체를 방지하기 위한 가족유대강화프로그램 등 이용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하며, 이들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복지가 실현돼야 합니다.

청소년 미혼모 증가 추세에 대한 견해

1990년대 이후 전체 한부모가구 중 과반수 이상이 10대 연령층으로 청소년 미혼모가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현재 미혼모자시설은 2013년도 1월 당시 33개소로 그 중 입양기관 관련 미혼모자시설은 16개소이고 전체 미혼모자시설 정원의 50.4%인 394명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여성가족부에서 점진적으로 미혼모자시설 증가와 대체를 계획하고 있으나 지난 2년간 아무런 성과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10대 아이들에게 자기가 난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것도 바람직한 정책인지 의문스럽습니다. 10대가 양육 결정한 후 한부모가족이 될 시 거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문제점

급증하는 미혼모에 반해 부족한 미혼모자시설 문제 뿐 아니라, 입양기관 관련 미혼모자시설의 폐지·전환에 대한 법도 문제입니다.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개정 당시 2008년 보건복지부 통계조사 자료를 법 개정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홀트아동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산하 16개 미혼모자시설의 입양비율과 비입양기관 중 애란원 한 곳만을 직접 비교해 입양기관이 양육보다 입양을 강요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불공정한 자료입니다.

운영주체별 미혼모자시설의 입양율 조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집단에서 추출한 표본이 입양기관과 비입양기관이 동일해야 합니다.

입양기관 산하 16개 시설과 비입양기관 중 입양율이 가장 낮은 애란원 1개 시설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이 자료가 16개 미혼모자시설의 폐쇄와 전환을 고의적으로 의도하기 위해 기획된 자료로 추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법 개정 이전에 여가부에서 현장조사를 나와 미혼모 및 종사자들과의 면담을 하도록 요청했으나 정부나 법 개정을 위한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 없이 일방적으로 법을 개정한 것은 매우 부당합니다.

지난 2011년 여성가족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미혼모자시설 출산자 중 입양 및 양육 결정 비율은 비입양기관 입양률 52.2%로, 시설의 입양비율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개정된 입양특례법에 따라 앞으로 발생되는 문제점 및 개선방향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입양기관을 운영하는 자는 제19조제1항제3호 가목에 해당하는 편의시설을 설치, 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미혼모자시설을 폐지하거나 규정에 해당하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미혼모자시설을 폐지하고 전환함에 따라 생기는 문제점 중 하나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적 역량을 보유한 16개 입양기관 산하 미혼모자시설의 인프라와 자원이 사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홀트아동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로 대표되는 입양기관은 60년 전 보건사회부에서 전쟁고아의 해외입양으로부터 출발, 민간영역에서 아동복지와 미혼모복지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해왔습니다. 또 미혼모자의 전문적 보호를 위해 1985년 서비스를 시작해 2005년부터 민간자원을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이런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시설들을 변경 및 폐지하고 다시 미혼모자시설을 신축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미혼모자가 받을 수 있는 양질의 복지서비스와 혜택을 일방적으로 없애는 매우 위험스런 상황입니다.

두 번째로, 미혼모자시설과 전환시설의 근본적인 기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미혼모자시설은 미혼여성의 임신, 출산 시 안전 분만 및 심신의 건강회복과 출산 후의 아동 양육 지원을 위해 일정기관 동안 주거와 생계를 지원하는 시설이고,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은 출산 후 해당아동을 양육하는 미혼모자가족에게 일정기간 공동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주거 등을 지원하는 시설입니다.

이렇듯 미혼모자시설과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은 지원과 기능자체가 다릅니다.

여가부에서는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중 다른 유형의 시설들을 미혼모자시설로 전환하려 계획했으나, 전환을 신청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폐쇄만을 강행하는 건 한부모가족에 대한 복지탄압입니다.

따라서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 10조 ‘입양기관을 운영하는 자는 제19조제1항제3호가목에 해당하는 편의시설을 설치, 운영할 수 없다’를 ‘법 개정 당시 운영되고 있던 미혼모자시설은 그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입양기관에 의한 추가 신규 미혼모자시설 설치는 금지한다’로 개정되길 요구합니다.

한국여성복지연합회 앞으로의 계획

복지급여의 즉각적인 시행과 재가복지서비스의 확충을 위해 3년마다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는 일 등 한부모가족복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한부모 가족은 이혼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대사회에서 한부모 가족은 급증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버리고 한부모 가족을 사회의 한 가족 형태로 인식해주시길 바랍니다.

한부모가족에게 희망의 메시지

누구나 한부모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한부모 가족들은 낮은 자존감과 스트레스, 우울감 등을 떨쳐버리고, 당당하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주장하시길 바랍니다.

정부에 부탁하고 싶은 말

한부모정책은 우리사회에 가족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느냐, 시행되지 않느냐를 평가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한부모 가족복지가 현재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을 정부가 꼭 인지하고, 미혼모자시설 폐지 및 전환에 따른 법 개정과 한부모가족에게 꼭 지급돼야 할 복지급여를 하루빨리 집행하길 당부합니다.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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