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가는고물상 사업부장 조래신(57세)씨

 평생을 무역업에 종사하다 한국에 와서 시니어클럽에 가입하게 된 조래신씨는 그곳에서 '함께가는 고물상'을 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를 만나 57세의 나이에도 정정하게 사업을 이끌고 있는 열정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함께가는 고물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
2003년 노동부가 추진한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했던게 직접적인 계기였다. 평생 외국에서 했던 무역일이 쓸모있는 경험으로 작용했고 시작당시에는 일주일에 1번씩 들리던 것이 고작이었는데 지금은 직접 운영하는 위치까지 될 수 있었다.

 △일을 시작하면서 달라진 점은.
나를 비롯 이곳에 드나드는 회원들은 정년을 했거나 나이가 많아 직업을 갖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아침에 눈뜨면 할 일이 있어 행복하다'라는 이야기다. 또한 이곳에서 또래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아주 사소한 일들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 우리 같은 노인들이 행복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도울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있겠나.

△시작당시 어려움은 없었는지.
나는 시니어클럽에 회원으로 등록되있고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비로 보증금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그 뒤로는 별다른 후원 없이 혼자 이루다시피 했다.
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마련의 사회적 인큐베이터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직한 CEO처럼 경영마인드가 있는 사람의 조언이 무엇보다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라는 개념에 포괄적으로 포함시켜 경영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사업을 노인복지센터나 노인정을 꾸려나가는 방식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경쟁시장에서 노인들은 또다시 밀릴 수밖에 없다. 노인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찾도록 돕고 그들이 경쟁을 시키게끔 도와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반응은..
이사업을 시작한지 3년이 다 됐는데 복지부직원이 현장조사 나온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들은 올려지는 서류로 상황을 파악하고 보고한다. 따라서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노인사업이 왜 활성화되지 못하는지에 대해 서류상으로만 이해한다. 몇 차례 복지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담당자와 전화통화도 했지만 뾰족한 수는 아직까지 없다.

△이곳의 고용기준은 어떻게 되나.
노인들이 모인자리에서 또다시 연령제한을 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제한은 없다. 그렇지만 꼭 노인만이 이곳에서 일할수 있다는 생각은 그것 자체로도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령 20%정도는 노인들이 힘겨워하거나 능력밖의 일을 젊은 인력이 충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노인들은 그들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무역을 하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영국에서 영국인을 상대로 중고물건을 팔았다. 우리나라와 다른 것은 중고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까지 헌옷이나 물건을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시대에는 다시 생산할 수 없는 과거의 물건이라고 인식한다. 따라서 개성을 돋보이기 위해 취향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중고물건을 구입하고 또 되판다. 한가지 희망이 보이는 것은 지금 같은 개성시대가 장기화 될 수록 중고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실제로도 젊은 친구들이 이곳에 와서 가방이나 티셔츠를 구입해 가곤한다. 그럴 때 일하는 작은 보람을 느낀다.
  
  △바라는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자원봉사자가 봉사를 하다가 다치는 경우에도 마땅히 보험이나 해택을 받을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인의 경우도 마찮가지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고 시니어클럽에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사업장에서 일하다 다쳐도 누구하나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바로 이런점을 배려해서 정책을 제정하고 만들었으면 한다. 노인일자리를 무턱대고 늘리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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