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설생활인들의 대부분이 강제성을 띤 시설 수용, 노동, 폭행 등의 인권침해와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한 채 시설에서 수용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인권 실태 조사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최근 조건부신고시설에서 신고시설로 전환한 장애인 생활시설 생활인들의 인권상황에 대해 조사, 발표했다.

인권위는 2일 서울 인권위 배움터에서 장애인생활시설 생활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조사는 조건부 미신고 장애시설의 인권상황에 관한 조사로 미신고복지시설에서의 인권 침해 심각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인권위가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시설생활인들의 인권상황 및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찾고자 마련된 것.

연구수행을 맡은 장애인우권익연구소(이하 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7월 27일에 발표한 '미신고복지시설 종합관리대책의 성과 및 향후 지원방안'에서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조건부미신고장애인시설 중 22개 시설을 선정해 시설에 거주하는 생활인 총 74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본 연구는 자기 결정권을 관련해 조사됐으며 본인 스스로 입소를 결정한 사람은 22.1%였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들어온 사람은 18.0%, 본인은 들어오고 싶지 않았으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강요로 들어온 경우는 35.0% 등 생활인 중 77.8%는 사실상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시설에 입소 한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 결정한 배경 또한 가족 내 부담, 집에 혼자 있는 것이 힘들어서 등 가족 내 갈등의 증폭 과정에서 시설 선택과 입소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며 사실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보다 사실상 시설 입소를 강요당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설에 들어와서 가족과의 관계형성에 대한 질문에는 가족모임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14%만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으며 한번도 참여한 적이 없는 경우 65%, 거의 참여하지 않는 경우 12% 등 사실 상 86% 이상이 가족모임에 자유롭게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로는 시설에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 가족이 원하지 않거나 장애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 있으며 본인 스스로가 가족에게 짐이 되거나 자꾸 귀찮게 하면 가족이 싫어할까봐, 가족에게 배신당해서 등 충격적인 결과도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가족과의 관계형성에 대한 답변으로는 "시설과 가족 그리고 생활인, 삼자간의 관계에서 시설은 생활인과 가족과의 관계형성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고 생활인의 지속적인 시설 생활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결국은 생활인은 가족과의 관계형성에 대해 소극적이고 버거운 시설 생활에 적응해 가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한편 시설 내 생활인에 대한 폭력에 대해 경험에 대해서는 당한 적이 있는 경우는 38.2%, 타인 목격 9.8%로 나타났으며 폭력의 형태는 감금 12.2%, 폭언 20.1%, 신체폭력 37.8%m 굶김 14.0%, 방치 1.2%, 성폭력 9.1%, 따돌림 1.8% 등 흔히 문제시설에서 불거지는 내용 중 하나인 폭력 문제는 시설 내 일상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설 운영의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신고시설 전환돼도 주먹구구식 운영 여건과 회계불투명 △운영자의 사유의식으로 인한 폐쇄적 운영과 대형 시설화 추구 경향 △일상적인 방임과 방치, 징벌성 강제입원 등의 반인권적 운영행위 △수급권 일괄관리 당연시하고 운영자의 인권의식 미비 등을 지적했다.

이에 시설생활인 인권 보장을 위한 대안으로는 △시설운영자와 종사자의 인권존중 의무와 국가의 인권보장 의무에 관한 근거와 철학적 가치 제시와 헌법을 통한 실현의무 △생활시설의 입·퇴소 보장, 복지서비스의 다양화와 생활인 인권의 절차적 보장, 시설서비스의 최소 기분 법제화, 사회적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 △시설운영자의 자격 제한을 골자로 하는 생활시설 실치, 입소자격의 보편성, 보호단가의 차등지원, 공법상 계약제도의 도입 등 재정지원방식의 전환을 통한 인권 침해 최소화 △시설운영위원회의 활성화와 공익이사감사제도의 도입 등 시설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 확보 △탈시설-지역중심의 자립생활을 근본으로 하는 소득보장, 주택지원 및 개조, 활동보조인 제도화, 성년후견제의 도입, 기존 생활시설의 소규모화와 자립생활지원기능 의무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시설 생활인은 대체적으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삶보다는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형국이며 시설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권 침해와 특히 자신의 일과를 스스로 선택하거나 결정할 수 없어 답답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살고 있었다"면서 "시설 생활을 인권의 잣대로 접근했으나 사실 시설은 그 자체가 인권의 무풍지대이며 이런 점에서 시설 생활인의 인권확보와 시설 환경 개선 등 점진적 시설 문제 해결이 아닌 탈 시설화 논의가 하루 빨리 제기 되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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