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여성장애인정책을 위해 장애여성들의 ‘사회참여권’보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14일 여의도 이룸센터 교육실에서 ‘실효성과 통합성 있는 여성장애인 정책방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실시했다.

김효진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는 “여성장애인을 위한 추진 과제로 ‘사회참여권’이 가장 우선”이라며 “이를 위해 건강, 모성, 교육 등의 제반 권리들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진 대표는“장애여성정책은 아직 독립성과 완결성을 갖지 못한 채 장애인정책과 여성정책의 주변적 위치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장애여성이 스스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참여 기회 제한으로 장애여성의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장애여성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기보다는 생물학적 차이만을 근거로 한 임신, 출산, 양육, 폭력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가족, 교육, 자립 등 분야별 추진과제도 장애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해 작동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계획돼야 할 것이며, 실효성이 보장되려면 반드시 조정기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복지의 궁극적인 목표도 권리보장을 통한 사회활동 참여 증진”이라며 “사회참여를 위한 직접적 유도정책으로 여성장애인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영역에서 학력과 활동경력을 인정해 주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장애여성이 자신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 대표성을 갖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 장애여성정책은 초기 설계 단계보다 훨씬 더 주변화돼 있는데 장애계와 정책담당자들은 이런 상황을 장애여성 당사자들이 10년 넘게 임신, 출산, 성폭력 이슈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며 장애여성 당사자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젠 식상하다고 말하는 임신, 출산, 성폭력 문제도 나아졌다 보기에는 어렵고 지금도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문제들을 과연 장애여성 당사자들만의 책임으로 볼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미옥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장애인 지원 정책 방안으로 사회참여권 보장, 여성장애인 기초건강권 확보, 모성권 지원 확대, 접근권 확대, 사회경제적 자립기반 확충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여성장애인정책은 모성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지만 임신·출산 등의 지원정책이 지나치게 강조되며 진행된다는 점, 여성장애인의 자료구축 미비, 예산 부족으로 인한 실효성 떨어지는 정책이란 한계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장애인과 관련한 법률 등은 여성장애인의 특별한 요구를 수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책이 제시돼 있지 않아 현실적 권리로 연계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엄유리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