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충남 논산에서 격무를 호소하던 사회복지공무원이 열차에 몸을 던져 사망했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요란스러운 대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쏟아지는 격무에 시달리던 사회복지공무원도 자살하고, 복지서비스를 받아야 하거나 받고 있는 대상자도 자살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동맥경화에 걸려 있는 사회복지전달체계를 방치해서는 안됨을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수차례 주장해왔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4번째 사회복지공무원이 사망한 전날, 보건복지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맞춤형 개별급여’로 전면 개편하고, 복지전달체계 구축 방향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개편방향은 ‘맞춤형’이라고 하지만, 근로능력자의 수급권을 배제해 생계 및 의료급여 예산을 축소하는 대신 교육이나 주거급여만 받는 수급자를 늘리는 것으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에 불과하다.

또한 복지전달체계 개편도 동 주민센터를 보건․고용․복지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지역 복지허브’로 개편해 원스톱 종합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사회복지직렬의 정원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없다.

16개 부처 292개 복지사업을 원스톱으로 통합서비스를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읍면동에 몰리는 깔때기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도 없고, 실질 보장성이 떨어지는 개별급여화를 통해 맞춤형 복지라고 포장하는 것이나 두리뭉실하게 필요한 인력을 파악해 단계적으로 충원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양극화와 근로빈곤층 문제해결은 물론 복지전달체계 개편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특히 대도시의 동 주민센터를 복지허브화하는 대신 해당 지자체가 제안된 3가지 유형을 선택하여 신청접수, 상담안내, 심층상담, 방문접수까지 하고, 우선 시행하는 지자체에 대해 인력 및 재정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은 과거의 사회복지전달체계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유명무실하게 흐를 것은 명약관화하다.

사회복지 전달자도, 이용자도 스스로 목숨끊고 있다. 복지가 범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맹이가 있는 복지는 아무 것도 없다.

4번째 사회복지공무원 죽음 앞에서 중앙정부는 진정으로 책임을 통감하길 바란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2013년 5월15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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