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없는 공제회 외줄 위 곡예사처럼 아슬아슬하다

법안발의 4건, 통과는 '0', 개정안 1건도 미이행…의지있나? 생색내기인가?

설립자금 10억 원이 '끝'…운영비 없어 은행서 3억원 차입해 살얼음판 운영

①설립 과정 ②지원 체계 ③운영 상황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가 법으로 인정한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운영자금이 없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공제회 설립자금으로 2011년도에 10억 원을 지원 한 후 공식 출범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전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마치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잇따라 정부지원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있으나 법안 통과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이 또한 생색내기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설립 단계부터 현재까지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복지부장관 인가받아 2012년 1월 출범 

정부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해 시급성을 인정하고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2002년 10월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공제회 설립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사회복지사들의 회원 단체인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공제회 설립을 위한 밑그림으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 제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2010년 1월 17일 공제회 추진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활동을 벌인 결과 2011년 3월 11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설립됐다.

법률은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을 강화하도록 국가와 지자체 노력 의무화 ▲처우 실태조사 3년마다 실시 ▲보건복지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사회복지공제회’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후 2012년 1월 1일부터 본격 출범했다.

공제회는 같은 해 3월 20일 공제회 사무국에서 공제회 현판식을 갖고 정식으로 출범을 선포했다.

조성철 공제회 이사장은 “공제회의 출범이 사회복지종사자 복지증진과 사회복지서비스 수준 향상, 국가의 사회복지 경쟁력 제고 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역사적 의의가 있는 뜻 깊은 날이다”고 말했다.

또 “공제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국가 뿐 아니라 기업 등의 많은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현장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관은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출범을 축하하며,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법으로 인정하는 공제회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를 포함해 어린이집안전공제회, 한국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학교안정공제중앙회, 건설근로자공제회, 경찰공제회, 군인공제회, 소방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등 총 10개 뿐이다.

이들 공제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제회는 사실상 불법 유사 수신업체로 봐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외줄 타기 하듯 위태롭게 운항 중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가 법으로 설립한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정부의 지원 없이 외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외롭고도 아슬아슬하게 위태로운 운항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 1일 출범한 한국사회복지공제회는 출범 1년 6개월 동안 정부의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제회는 2011년 6월 설립지원사무국 운영 당시 설립지원비 10억원을 지원 받은 게 전부다.

대국민 복지를 위해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가 법으로 인정한 '한국사회복지공제회'를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설립 한 다른 공제회와는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공제회는 출범 전후로 총 50억 원을,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정부출연금 1000억 원을 지원 받았고,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는 설립준비 시 30억 원과 매년 운영비 5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사회복지계만 차별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는 법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위반하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24일 ‘보건복지부장관은 공제회의 주된 사무소의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법령을 개정했다.

개정법률 시행일은 지난해 11월 24일이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갔다.

법률은 ‘보건복지부장관은 공제회의 주된 사무소의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법률은 공제회 운영비 지원에 의무조항을 두지 않아 꼭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복지부가 이를 악용(?) 한 격이다.

복지부는 또 공제회 운영비 지원에 대해 처우법을 들먹이며 “고민은 하고 있지만 법률상 지원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복지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법률은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 제7조 공제사업에 필요한 자금 중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의 출연금’이다.

문구 중에 '외'자가 문제가 된 것이다.

'외'자 한 글자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지난 5월 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13년도 추가경정예산에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의 사회복지종사자 상해보험 가입지원비 10억 원이 반영됐다.

공제회는 당초에 18억 원을 건의했으나 상반기가 지난 시기를 감안해 5개월 치를 제외한 10억 원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반영된 10억 원은 6월부터 사회복지사 등의 생명·신체 피해에 대한 공제사업 등을 위해 지원 받는다.

공제회에서는 2013년도 추경 예산안 28억 원(운영비 10억 원, 상해보험 가입 지원 18억 원)의 정부예산 지원을 건의했었다.

한편 공제회는 활성화에 필요한 회원 확보 홍보, 보험사업 전산개발 및 인프라 구축, 공제회 기본운영자금 등에 난항을 겪자 기본운영자금으로 2012년 7월 2억 원, 2013년 3월 1억 원 등 은행으로부터 추가 차입해 운영 중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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