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들이 박인호 은평문화예술회관 원장의 복지시설 폄하 발언에 대해 “장애인을 폐기물로 생각하는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며 박 원장의 사퇴를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7일 은평문화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박인호 은평 문화원장 막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인호 은평문화원장은 지난 11일 국립보건원 부지활용 시민대책위원회 창립총회에서 “서울시가 은평구에 혐오시설을 퍼부었다”며 “정신병원, 결핵병원, 요양원, 천사원, 갱생원, 소년의 집, 장애보호육성시설 등을 서울시가 버리듯이 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김성연 장애인차별추진연대 활동가는 “장애인 비하발언 및 장애시설 분리 및 배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시정권고 사안이다”라며 “원장 직책에 있는 공인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법률 위반 사항이다”라고 외쳤다.

또 “지역 화합과 바른 사회 건설을 위해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지역에서 계속 활동하게 둘 수 없다”라며 “원장 지위를 박탈하고 또 다시 이런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박 원장이 차별로 유태인을 학살한 히틀러와 뭐가 다른가”라며 “장애인을 폐기물로 생각하고 함께 사는 것을 거부하는 박 원장의 발언은 지금 이 사회의 대표적인 장애인 차별 모습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은평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애인 차별에 대해 묵인하고 그저 순응하는게 더 나쁘다. 차별 철폐를 위해 싸우고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기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공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을 박 원장은 했다”며 “또 박 원장은 지난해 7월에도 이 같은 내용을 지역신문에 기고했었다”고 밝혔다.

유재숙 은평장애인부모회 회장은 “지적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 입장에서 복지시설들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하는데 박 원장의 복지시설 폄하 발언은 이런 희망을 꺽는다”며 “박 원장은 반성하고 원장 자리에서 떠나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윤 장애없는마을을만드는사람들 소장은 “복지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은평구를 죽은 도시, 캄캄한 도시라고 표현하는 박 원장은 정식으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용 은평구사회복지사협의회 회장은 “복지 면에서 앞서가는 은평구 주민들에게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은평구 주민들 모두를 모욕하는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애인단체는 기자회견 후 박 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원장은 경찰을 동원, 면담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