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에 문제시 되고 있는 ‘갑의 횡포’가  민간어린이집에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우리복지시민연합와 공공운수노조 대경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대구시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가 어린이집원장의 불합리한 요구에 반발한 보육교사들의 재취업을 막는 살생부를 구 전체 민간어린이집에게 발송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4월, 밤늦도록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준비하던 달서구 ○○어린이집(민간)에서 원장이 보육교사들에게 야근식사로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며칠 전 자기 딸이 소풍갈 때 쓴 김밥재료를 먹으라고 하자 보육교사들이 항의하며 퇴사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총 5명이 퇴사했다.

 

그러자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에서는 지난해 7월 26일 달서구 전체 민간어린이집 원장에게 해당 보육교사의 재취업을 막는 블랙리스트(살생부) 명단(총 7명)을 공문으로 발송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1심에서 무혐의), 이중 한명은 재취업한 어린이집에서 권고사직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비리고발센터에 접수됨으로써, 전국에서 처음으로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어린이집 교사들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함이 확인됐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조차 “비리 수사에 협조한 보육교사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돌리는 형태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엄중처벌과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어린이집의 비리 백태가 속속 밝혀지면서 블랙리스트가 대구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사실로 확인되는 과정에 대구에서 블랙리스트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문으로 발견된 것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금까지 블랙리스트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은 어린이집 원장 간에 너무나 은밀하고 치밀하게 공유되는 상황이었고, 마치 갑을관계처럼 원장의 불합리한 행위조차 반박할 수 없는 폐쇄적 환경 때문이었다”고 폭로했다.

 

연합은 “이런 상황에서 아동학대나 각종 비리를 제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익제보자에 대한 비밀보장과 보호체계도 허술하다 보니 불이익 때문에 모두 쉬쉬하고 넘어가기 일수였고, 현장에서의 불랙리스트 존재 여부는 보육교사의 인권과 노동권을 옥죄거나 공익제보를 못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는 29일 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공공운수노조 대경지역본부 등 대구지역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들은 1차 공동 대응으로 오는 30일 달서구청에서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규탄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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