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대한은퇴자협회가 발표한 성명에서 주명룡회장은 "사전적 의미의 일자리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 노동으로서, 그에 상응한 보수가 따라야 하며, 그 보수는 생활을 영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야 한다. 국민 세금에 의한 2∼30만원 일자리 지원은 실업을 줄이는데 도움이 안 되며, 그나마 단기적으로 운영되는 현실이 딱하다”고 전했다.
노인 일자리를 대폭 확대하겠다던 정부의 방침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효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복지관을 통해 유치원 아이들에게 강의를 시작한 한 할아버지의 경우 6개월의 사업기간이 끝나면 일자리를 일케 되는 셈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유치원이나 학원내의 지원을 받아 일을 계속하는 노인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확률의 미비함이 문제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고령자라고 해도 서류상에 보여지는 나이가 70을 넘으면 우선 제외된다.
능력이 없어서거나건강하지 못해서라는 이유라면 몰라도 단지 나이가 많기 때문에 제외된다는 것에는 부당함이 베어있다.
한 복지관을 찾았을 때 일자리를 알아보고 계시던 할아버지와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는 신문에서 본 노인취업기사를 들고 구청을 찾았지만 속시원한 얘기도 듣지 못한 채 다시 돌아와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구청 관계자는 계속해서 정책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렇다할 구체적 방안이 없으니 돌아가 있으면 추후에 통보해 드리겠다라고 전하며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했다. 
500만원을 보증금으로 넣어 놓고 월 3만원의 월세를 내면서 살아가던 72세의 그 할아버지는 당장 한 달을 살아갈 생계가 막막한데 또 어디가서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나 걱정스런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갔다.
어쩌면 노인일자리라는 보기좋은 명목으로 노인들의 가슴속에 파랑새를 심어 주고, 그 힘을 빌어 성공하고자 하는 전략적 속셈에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 예로 늘어나는 일자리들도 정규직보다는 단순계약직들이 많으니 그들이 현장에서 불상사를 당하거나 부당한 처우를 당해도 하소연할 곳은 없는 셈이다.
봉사활동을 하다가 다친 봉사자도 계약직으로 분류, 정부나 단체에서 어떤 손해배상도 없으니 대한민국의 복지수준이 말 안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뿐만아니라 지난 7일 제정안이 통과된 노인수발보험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수급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식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독거노인들은 본인부담금을 부담할 능력이 없어 여전히 요양서비스에서 제외되게 될지도 모른다. 본인부담금에 해당하는 일부 경제력을 위해 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는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명분과 이유가 정의로운 타당한 희생이 아닌, 누군가의 생색내기에 들러리서기 위한 희생에는 동참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가뭄의 단비같은 일자리 창줄과 양성이 아닌 다음에서야 머릿수 몇 개 늘려 주고 제발 생색좀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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