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개인 노인요양시설의 소방설비 설치 지원에 대해 기존 "지원 불가" 입장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원순 시장과 조남웅 한국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협회장의 만남이 있은 지 만 하루 만에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본지 10일 보도)

한국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협회(공생협)는 서울시가 공문을 통해 "개인시설 소방설비 설치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왔다고 12일 전했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 기능보강 사업비 지원기준에 소규모 개인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예산편성이 완료된 현재 시점에서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국비지원을 추진하고 있어, 대내외 경제여건 및 복지수요의 폭발적증가 등 우리시 재정형편상 분담비율에 의한 시비 예산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그러면서 "그러나 활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소규모 요양시설에 대한 화재 예방으로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올 하반기(8월경) 우리시 예산현황을 파악 후 집행잔액 등을 활용해 소방설비 설치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남웅 공생협회장은 "민간이 운영하는 소규모 요양시설에 대한 소방설비 설치비 지원 요구에 대한 신속한 긍정적 답변과 공문을 보내 주심을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더욱 살기 좋은 사회, 시민과 함께 창조적 삶을 공유하는 사회를 이루어 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국 지자체 중에서 서울시만 예산을 이유로 개인 요양시설에 대한 소방설비 설치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조남웅 회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요청과 항의서한을 보냈으나 답이 없자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소속 구청에서 순회 진행 중인 현장시장실에서 항의 집회와 오는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조남웅 공생협회장은 지난 10일 영등포구청에서 진행된 현장시장실 운영 중 박원순 시장을 만나 전국 지자체에서 소방설비 설치 지원을 해주고 있으나 서울시에만 지원을 하지 않는다며 서울시의 지원을 요청했다.

조 회장 “서울시에는 공생이 200여 곳이 있고 이중 이미 설치한 시설을 빼면 100여 곳이다”며 “필요한 예산은 약 15억원 수준인데 서울시에서는 4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6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공생협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보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원순 시장과 조남웅 공생협회장의 만남이 있은 후 만 하루 만에 서울시가 기존의 "지원 불가" 입장을 번복하며 전격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서울시의 개인 요양시설 소방설비 지원 약속에 따라 공생협에서는 예정돼 있던 현장시장실 앞과 서울역 광장에서의 항의 집회를 전면 철회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5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2013 노인요양시설 확충 국고보조금 소방설비 설치 예산신청 안내' 공문을 하달했다.

공문은 개인 노인요양시설의 열악한 경영여건을 고려해 올해에 한시적으로 추경을 편성해 국고보조금으로 요양시설의 소방설비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며, 소방설비 설치 유예기간 도래 이전에 설치를 완료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예기간은 2014년 2월 4일까지로, 8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은 개인운영시설의 열악한 경영여건을 고려해 추경예산을 지원하면서까지 유예기간 도래 이전에 설치를 완료하게 해서, 부득이 불법시설로 전락하게 되는 과도한 법적용이라는 비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복지부의 공문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개인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소방설비 설치 예산 신청을 받아 시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조사를 마친 시설은 소방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국고보조금 소방설비 설치 예산 지원은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시행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2월 5일 시행됐다.

정부에서는 유예기간 적용에 대한 소방방재청 의견에 따라 2014년 2월 4일까지 완료토록 했다.

설치대상 소방시설은 간이스프링쿨러 설비, 자동화재속보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분전반 등 이미 설치된 소방설비를 제외하고 설치되지 않은 설비에 한해 지원한다.

예를 들어 간이스프링쿨러 설치에 따라 분전반 추가 설치가 필요한 경우 간이스프링쿨러와 분전반 설치비를 지원하지만 분전반은 의무설치 대상은 아니다.

단 가스누출 감지기, 시각정보기 등의 의무설치 대상 소방설비는 보조금 지원대상 설비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 설치해야 한다.

지원대상은 2012년 2월 4일까지 설치신고 수리된 연면적 600㎡ 미만시설, 개인이 설치․운영 중인 시설, 사단법인 보조금 또는 자부담 예산으로 설치․운영 중인 시설, 사단법인,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이 지자체로부터 수탁․운영 중인 시설이다.

임대건물에 설치․운영 중인 시설은 건물주와 소방설비 설치 등에 대해 합의가 완료된 경우에 한해 지원한다.

예산 보조는 노인의료복지시설, 재가장기요양기관은 국비 40%, 시비 40%, 자부담20%이며, 노인주거복지시설은 국비 50%, 시비 50%다.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경우와 거짓 신청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때에는 보조금 결정을 취소하고 이미 지원된 보조금은 환수조치 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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