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보내온 3개의 비닐봉지가 서울역 노숙인들을 울렸다.

서울역 인근 노숙인들을 위한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는 '참좋은친구들'의 마당쇠를 자처하는 김범곤 목사는 얼마 전 늦은 시각 근처를 돌며 노숙인들을 살피고 있는데 작은 포장마차 주인 조 모 씨가 비닐봉지 3개를 건넸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라 간식이려니 하고 고마움을 표하고 들어와 사무실에서 비닐봉투를 열어보는 김 목사는 눈물이 돌았다.

비닐봉투 안에 들어 있는 건 1000원짜리 지폐 수십장과 500원짜리 수십개, 100원짜리 동전 한 무더기였다.

하루치 매상인지 따로 떼어 얼마간 모은 돈인지는 모르지만 서로 눈인사 정도 나누던 조 씨가 요즘 참좋은친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고서 내놓은 돈이었다.

김 목사는 "여러 가지 동기와 형태의 후원과 지원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돈이야 말로 성경 속에 나오는 어떤 과부의 두 렙돈과 비슷한 물질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울역인근 노숙자를 위해 24년간 봉사해온 구호단체 '사랑의 등대'는 지난해 말, 보다 체계적인 노숙인 구호관련 사업의 전개를 위해 사단법인 '참좋은친구들'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만났다.

참좋은친구들은 익명의 독지가 도움으로 중림동 현 시설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건설업을 하는 독지가가 사업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4억원 건물 보증금을 회수해 가야할 상황에 봉착한 것.

지금이라도 퇴거명령이 떨어지면 이 시설의 사용은 더 이상 불가능해 진다.

이를 두고 서울역 인근의 노숙인들의 불안이 크다. 이곳에 구호 시설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고정된 위치에서 규칙적인 배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사실상 참좋은친구들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법인 이사장 김인환 전 총신대 총장을 비롯한 이사진 들이 백방으로 뛰며 도움을 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희소식이 없다.

참좋은친구들은 장단기적으로 안정적인 구호사업을 위해 후원계좌를 통한 모금사업도 전개하고 있지만 당장이 걱정이다.

서울역 뒤 편 중림동에 자리한 이곳은 배식 때마다 많게는 500명에 이르는 노숙인들이 줄을 선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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