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준비한 큰 그릇에 알맹이를 채우겠습니다"

이 보도자료 지난 2012년 7월 2일 민선5기 취임2년을 맞아 발표한 대구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취임 7년, 민선5기 3년을 맞아 또 "큰 그릇에 알맹이를 채우기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앞으로 남은 1년도 새로운 그릇에 알맹이를 채우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년간 반복된 ‘알맹이 채우기’는 지난 3년의 성과를 치켜세우기에 급급하나 신선함이 떨어진다.

시민들의 평가는 낮고 불신은 높다. 시민들은 "큰 그릇은 무엇이고 그릇에 채워질 알맹이는 어떤 것인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김 시장은 소통을 얘기하고 협력을 주장한다.

또한 의무급식이 시장의 반대로 자초됐으며 감사원 지적과 시민사회가 제기하고 있는 도시철도 3호선의 불법특혜와 안전문제는 발뺌하고 있다.

제일모직 후적지 터에 대한 삼성특혜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으며 수백억원을 들인 대구육상진흥센터는 무용지물이 됐다.

시민사회가 처음부터 소수를 위한 특권교육이라고 반대한 고등학교 기숙사 건립은 연도별로 매년 60억 원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형평성 문제와 지나친 경쟁 여론에 밀려 한 해만 지원하고 중단하였다.

아울러 이 보다 경쟁이 더 치열한 국제고 건립은 "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취했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키우는데 걱정 없도록 하겠다는 보육환경은 전국에서 최초로 드러난 보육교사 블랙리스트와 각종 비리로 인해 보육행정에 대한 불신은 물론 무능과 유착의혹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김범일 시장은 민선5기 기자회견에서 개발사업에 대한 치적만 나열했다.

시 행정의 난맥상과 이를 해결할 방안을 동시에 제출하면서 적극적으로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자신이 구상하는 ‘알맹이’를 채울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자리가 되지 못했다.

여전히 일방통행이었다.

김범일 시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4년은 대구가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기간이었고 앞으로 4년은 그 불꽃이 활활 타오르게 해야 할 기간"이라면서 '더 큰 대구 만들기 위원회’를 통해 미래를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큰 그릇’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더 큰 대구 만들기 위원회’는 존재조차 유명무실하다.

미래를 위한 그림을 김범일 시장은 누구하고 그릴 것인지 남은 1년이라도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더 이상 시민을 행정의 객체로 만들지 마라.

2013년 6월27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엄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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